<성역화된 법인세>'요람에서 무덤까지'...서민 부담만 키우는 정부 복지 정책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5/02/06 [16:12]

<성역화된 법인세>'요람에서 무덤까지'...서민 부담만 키우는 정부 복지 정책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5/02/06 [16:12]

고령화-저출산 등으로 복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일부에서 ‘복지 구조조정’에 대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큰 틀에서는 복지공약을 지켜나가고 있다. 다만 세수부족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공약을 조금도 안 고치고 그대로 (이행)하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부터 공약했던 복지정책에 대해 손을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 ‘세수부족’은 계속된 문제였다.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거둬들인 세수는 세입예산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그 금액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역시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실적은 205조4000억원으로, 세입예산 216조5000억원보다 11조1000억원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세청이 거둬들인 세수 역시 195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5000억원 증가했으나, 예산대비 9조2000억원 덜 걷혔다. 이 같은 세수결손은 2012년 2조8000억, 2013년 8조5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예산상의 국세 수입보다 세금이 3조원 이상 덜 걷힐 것으로 보여 세수 결손이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세 인상 논의
‘세수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단행한 ‘담배값 인상’, ‘소득공제 조정’ 등은 ‘서민의 지갑을 털어 간다’라는 인식을 줬고, 이는 대통령의 ‘레임덕’ 상황까지 몰고 왔다. 이런 민심을 반영한 듯 여당 내에서도 ‘증세없는 복지는 힘들다’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법인세 인상은 성역화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인세는 이명박 정부인 2008년 최고세율을 25%에서 22% 낮췄다. 법인세를 깎아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업의 사내보유금은 법인세 인하 직후 322조원에서 589조원으로 증가한 반면 실물투자는 33조원에서 9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OECD 국가들이 법인세를 낮췄다고 주장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연구실장은 “선진국들이 법인세를 많이 낮췄다. 이제 우리나라 법인세가 크게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재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 일본, 스웨덴, 영국 등의 국가가 법인세율을 내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은 최고세율을 39.3%에서 39.1%로, 일본은 39.5%에서 37%로 인하했다. 낮추기는 했지만 법인세 22%인 한국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스웨덴(28%에서 22%)이나 영국(28%에서 21%)은 법인세율이 한국보다 낮지만 이들 국가는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50%까지 인상하는 등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이뤄냈다.
더욱이 OECD 국가 중 법인세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인상한 나라는 절반이나 된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법인세를 유지했고,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멕시코, 칠레 등은 오히려 인상했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 평균보다 낮아 34개국 중 20위로 평균보다 아래다.

정부-여당은 재계의 친구?
문제는 ‘세수부족’, ‘서민증세’, ‘복지축소’의 논란에서 정부와 여당이 법인세 인상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최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재벌, 대기업 위주 정책을 펴면서 법인세를 성역화하고 있다”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성역화는 없다. 하지만 증세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어 디플레이션 방지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법인세 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무성 대표 역시 “(법인세 인상 및 증세가) 절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법인세 인상은 제일 마지막에 할 일”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역시 “법인세 인상은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보면 세수 증대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도 법인세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정부는 소득세·소비세 위주로 증세하고 법인세·재산세는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다는 성장 친화적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그러나 법인세 감면 혜택이 재벌·대기업에 집중된 상황에서 법인세를 증세하지 않고서는 전반적인 세제 개편이 국민적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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