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청년희망펀드’ 제안이 불편한 까닭'청년희망펀드'->'전시행정'->'시장교란'->'혼란' 또는 '흐지부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16일 노사정위 대타협을 계기로 청년일자리 해결을 위한 ‘청년희망펀드’(가칭)을 제안했다. 이 펀드를 제안하면서 박 대통령은 먼저 2000만원을 기부했다. 이후 매달 대통령 월급의 20%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대통령을 시작으로 국무총리, 장관, 여당지도부는 물론 공공기관장까지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년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라면서 “정부예산의 투입이 아닌 사회 각계각층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정부는 연말까지 이를 관리할 재단을 설립해 본격적인 시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책무를 ‘캠페인성’ 펀드로 해결하려 하는 정부의 모습이다. 펀드의 성공 여부도 문제거니와 이는 시장교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사건의내막>이 ‘청년희망펀드’에 대해 취재했다.
[사건의내막=이상호 기자]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16일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한 뒤 기다렸다는 듯이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통령 발언이 있은 뒤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간담회 개최, ‘청년희망펀드’의 계획과 조성·활용 방안 등에 대해 공개했다. 황 총리는 “(박 대통령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직접 제안하신 청년일자리 관련 펀드의 조성과 활용 방안에 대해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개최했다”며 “박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공기관장들이 펀드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펀드의 관리·운영을 위해 가칭 '청년희망재단'을 설립, 연말까지 재단 설립과 함께 본 사업을 준비해 나간다”면서 “향후 조성된 펀드는 청년 구직자 지원 등을 위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펀드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민간 재단법인을 만들어 펀드 조성과 운영을 맡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국가 책임 안지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많다.
먼저 박 대통령이 제안한 펀드가 과거 IMF 당시 금모으기 운동과 많이 닮아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당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모으기 운동과 같은 캠페인이 부상한것과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정부의 기본적 책무를 국민의 노력으로 해결하라”며 ‘떠넘기기’를 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금모으기 운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시작됐지만 이번 펀드는 대통령의 입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문제다.
청년 일자리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 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을 비롯해 일부 공무원들로는 해결할 수 없다. 결국 대통령이 1호로 기부를 했고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참여함으로서 재벌 총수를 포함한 사회 지도층에 ‘돈을 내라’는 압박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펀드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민간차원에서 운용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펀드는 또 시장 교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높다. 먼저 펀드가 조성이 되면, 이는 청년일자리 창출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로 이어질 예정이다. 투자를 받은 기업은 ‘대통령이 1호로 투자한 펀드의 혜택을 입은...’이라는 칭호와 함께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고, 경영위기가 찾아와도 해당 공무원들은 이를 지키려 할 것이다. 대통령이 투자한 펀드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 망하는 모습을 공무원들이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자체가 일단 ‘시장교란’이다.
더욱이 대통령의 펀드는 스스로가 지지하는 시장경제 원리와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이다. 법인세 1% 올리는 것도 “GDP 대비 법인과세 비중이 3.7%로 OECD 국가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시장경제가 교란된다”며 반대했던 정부였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청년일자리 펀드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벌들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데 결국 펀딩이 본격화되면 강제모금 성격의 ‘준조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펀드가 조성되면서 설립될 재단의 기능과 역할도 의문이다. 현재 정부의 각 부처에는 수많은 청년일자리 관련 부서가 있다. 그런데 펀드 재단에서 같은 역할을 ‘또’ 담당한다고 하면 업무가 분산돼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몇가지 사실만 짚어봐도 박 대통령이 이끄는 이번 펀드는 ‘전시행정’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6월 기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청년 체감실업자는 115만 7천명, 체감 실업률은 23%에 이른다.
결국 청년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까닭은 경기가 침체(recession)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경기의 침체는 소비의 감소가 원인이다. 문제는 국내의 소비감소 원인이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에 있다는 점이다. 재벌들은 경영을 이유로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고, 여러 가지 규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싸우고 있다. 이들의 ‘경영’은 결국 쌓이는 사내보유금으로 이어진다. 재벌들은 500조가 넘는 사내보유금을 풀지 않고, ‘경영을 위해’, ‘경쟁을 위해’ 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낸다. 회사가 잘되더라도 노동자, 서민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부익부 빈익빈’->‘소비감소’->‘경기침체’의 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정부는 돈이 없다. 부자감세, 법인세 인상 포기 등으로 국고가 바닥이 난 것이다. 결국 정부가 선택한 것은 ‘펀드’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만들려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청년일자리에 대한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문제는 이를 지키지 않는 재벌들인데 정부가 법의 잣대를 공정하게 들이대고 법인세 인상과 부자 증세로 국고를 채운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저작권자 ⓒ 사건의내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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