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9월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은 매매춘을 근절하고 피해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로 11년을 맞은 이 법은 지난 2000년 군산 대명동에 위치한 집창촌에서 14명의 성매매 여성이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성매매특별법 이후 단속이 강화될수록 성매매 산업은 더욱 음지화됐다. 심지어 ‘풍선효과’까지 겹치면서 성매매 단속은 점차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SNS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른바 ‘온라인 포주’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매매춘을 연결하는 일을 하며 여성들에게서 돈을 받는다. <사건의내막>이 취재했다.
[취재=이상호 기자]지난달 23일 해외에 서버를 둔 국내 최대 성인사이트 ‘소라넷’에는 “검증된 일반인(여성)들과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나는 (남성과 여성을) 연결만 해주는 사람이다”면서 “만나실 수 있는 여성들은 내게 소속 된 사람들도 아니고 교육을 하거나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글 말미에 ‘연결을 해준다’는 여성들의 프로필 사진과 소개글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총 20명의 여성이 서울, 경기, 부산 등 지역별로 소개돼 있었다. 이에 기자가 SNS을 통해 연락을 취하자 글쓴이는 “장소와 시간, 원하는 여성을 말해달라”고 전해왔다.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기자의 말에 글쓴이는 “신촌, ‘은평님’, 오후 5시”라는 답을 전해왔다. ‘은평님’이란 성매매 여성의 예명으로,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인 은평구를 일컫는 것이었다. 이날 오후 5시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은평님’을 만났다. 성매매가 아닌 취재를 원한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알겠다”며 “대신 실장(글쓴이)한테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은평님’이라고 불리는 이 여성은 43세 김모씨. 13년 전 남편과 이혼 한 뒤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김씨는 “아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고 밝혔다. 남편이 교육비를 보내오고 있지만 최근 ‘대입을 앞둔 아들의 사교육 때문에’ 돈이 부족했다. 김씨는 “아들이 가고 싶어하는 과(科)가 공부를 많이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면서 “어린시절 아버지 없이 자란 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꿈을 이루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화방에서 남성들을 만나 성매매를 한 경험은 있었지만 매일 출근을 해야 하는 성매매집결지나 업소 등에서 일하지 않았다. 김씨는 “매일 출근하고 때때로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다. 아들과 현재 둘이 살고 있는데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는 곳에서 돈을 벌 수는 없었다”면서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독서실을 다녔는데 새벽 1시면 집에 온다. 그때 혼자 집에 있으면 외로울 것 같다”고 밝혔다.
온라인 포주 김씨는 글쓴이가 ‘실장’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장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그에 따르면 실장의 역할은 ‘홍보’, ‘여성 관리’, ‘비용 정산’ 등의 일을 한다. 먼저 남성들이 사이트를 통해 문의를 하면 실장은 여성을 연결한다. 혹은 남성이 소개글을 통해 여성을 직접 선택하기도 한다. 이후 실장은 남성에게 시간과 장소를 고지받고, 여성을 그곳으로 이동시킨다. 해당 여성은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뒤 받은 돈의 일부를 실장에게 입금시킨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전화방에서 남성들을 만났을 때 비용하고 똑같이 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같은 돈을 벌면서 ‘실장’이라는 인물의 관리를 받는 것일까? 그가 실장 밑에서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이다. 김씨는 “전화방 등에서 남성을 만나면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통화로 성매매를 알렸지만, 막상 만나면 돈을 주지 않는다거나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실장과 함께 일을 하는 이유다”고 덧붙인다. 전화방의 경우 직접 전화를 걸어 남성과 통화를 해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실장이 직접 남성 손님들을 모으고 김씨는 해당 장소로 이동해, 성관계만 맺으면 된다. 그는 “과거 전화방을 통해 성매매를 할때는 하루에 2명을 만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평균 4명 이상은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속에 대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단속에 대한 걱정을 해본적이 없다”면서 “실장이 ‘소라넷과 같은 사이트는 보통 해외에 사이트를 두고 있어서 걱정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현행법상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한 자는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온라인 상에서 성매매 알선 행위’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찰관계자는 “대부분 현장에서 만나 성매매를 해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성매매 알선 행위 자체도 마찬가지다”면서 “현재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알선 행위는 밝혀내기 쉽지 않다. 아무리 많이 했어도 1건도 발견하지 못하면 처벌을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어 “지난해 한가지 방법으로 성매매 알선 사이트의 핸드폰 번호를 정지시키는 방법을 썼지만, 대부분이 대포폰이고 여러 폰을 이용해 단속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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