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종 사건, 종북에 빠져 후진국 인정한 꼴

'테러'라면 한국 정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5/03/09 [12:12]

김기종 사건, 종북에 빠져 후진국 인정한 꼴

'테러'라면 한국 정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5/03/09 [12:12]
[사건의내막=이상호 기자] 정부와 새누리당이 최근 발생한 김기종씨의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을 테러로 규정, 종북몰이에 이용하고 있다. 반면 사건 당사국인 미국의 국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는 (아직 범행) 동기나 실제로 발생한 일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따라서 나는 사건에 관해 그 이상의 말로 규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격(attack, 피습)’, ‘폭력 행위(act of violence)’로 표현하고 있다. 

‘테러’ 배후는 종북좌파?
9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테러는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이라면서 “대한민국은 테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사전예방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이병석 발의) △국가 사이버테러 방지에 관한 법률안(서상기 발의) △국가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 등에 관한 기본법안(송영근 발의) 등 법안 3개가 국회 계류 중임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 역시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사건 직후 “우리나라에서 백주대낮에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했다는 것은 우리 국민과 정부에 있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목적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단독으로 했는지 배후가 있는지 모든 것을 철저히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발언 직후 ‘배후’는 ‘종북좌파’로 규정됐다.
소위 보수언론들은 ‘韓美동맹 찌른 從北테러(조선일보)’, ‘從北, 한미동맹을 테러하다(동아일보)’, ‘종북주의자의 사상초유 美대사 백주 테러(매일경제)’ 등으로 이번 사건을 보도했고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종북세력에 대한 관리를 사법당국이 철저히 해야 하고,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어느 정치권이 뭐라고 하든 이번에 배후를 철저히 가려내 이런 세력이 이 땅에 더 존재하지 않는 그런 단호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역시 “이번 사건은 극단적 종북좌파의 테러행위”라면서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10년간 많이 늘었던 종북좌파들이 아직 척결되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종북좌파를 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러라면 막지 못한 정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
김기종에 대한 미 대사의 공격이 법적 처벌이 당연한 사안이라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백주대낮에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한 “충격적인 일”에서 정부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국 대사가 해외에서 공식업무 수행 중 공격을 당한 일은 극히 드물다. 대표적인 미 대사에 대한 공격은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대사 등이 숨진 사건이다. 이 같은 모든 일은 분쟁지역이나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후진국에서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리버트 대사는 경찰이 선정한 요인 보호대상이 아니고 미 대사관 보안과에서 자체 경호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사건 당일에는 “대사관 측의 경호 지원 요청이 없었다”는 것이 경찰 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의 한 인사는 “특정인이나 조직에 대한 처벌만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외교사절 신변보호 관련 제도를 종합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경호 책임에 대한 주장을 했다.
종합적으로 정부와 새누리당의 ‘테러 규정 및 종북 배후’ 주장은 우리나라가 ‘분쟁지역이나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후진국’이라는 점과 ‘외교사절 신변호보 관련 제도가 미흡’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이와 관련해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지나치게 정치이념적으로 보는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너무 나간 것”이라면서 “정치 이념적인 것이 이 사람의 배경에는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극단적 성격의 소유자가 벌인 사건으로 이것이 한미관계를 기본적으로 흔든다거나 그런 사건은 아니고, 오히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한미관계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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