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대선 패배의 충격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른바 ‘멘붕 상태’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다만, 민주통합당 안팎에서는 빠르게 패배의 충격을 추스르지 못한다면 당이 급격히 와해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을 해체하든 정계개편을 하든 목표 의식이 있고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정계개편을 추진할 만한 기력도 남지 않은 그야말로 무기력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취재/송경 기자 5년 전 17대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가 무려 531만표 차이로 참패했던 때보다 오히려 이번 대선 패배에 더 큰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는 듯하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음에도 졌다는 것이 이유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이 제시했던 승리공식을 모두 충족시키고 선거를 치렀다. 안철수 전 후보를 포함한 야권 제 세력을 아우른 대연대까지 이뤘고, 70%를 넘어야 한다던 투표율도 75.8%나 됐다. 또, 이번 선거의 핵심이 부산이라고 하며 부산에서 40%만 얻게 되면 게임은 끝나는 것처럼 판세를 분석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부산에서 39.87%를 얻었다.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고 내세웠던 모든 승리공식이 충족됐던 것이다. 심지어 서울에서도 이겼다. 그런데도 결과는 졌다. 박근혜 당선자는 최초의 과반 이상 지지를 얻었고, 문재인 후보와 표 차이도 무려 108만여 표나 벌였다. 아슬아슬하게 이긴 것이 아닌, 야권세력으로 하여금 할 말 없게 만들며 이긴 것이다. 선거 패배에 따른 친노와 비노 간의 책임 공방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재건 필요성 못 느끼고, 재건하더라도 총대 멜 사람 마땅찮아 내부 책임론 속 야권의 유일한 희망 안철수 입만 쳐다보는 형국
◆문재인, “역부족이었다” 개표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선 윤곽이 드러났다. 오후 9시를 전후로 방송사들이 ‘박근혜 당선 유력’이라는 보도를 내보내자, 민주통합당 중앙당사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일부 당직자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걸어보자는 모습이었지만, 대부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그리고 자정께 문재인 후보는 자택을 나와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를 공식으로 인정했다. 아직 개표가 다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당사 기자실을 찾아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패배를 인정하지만, 저의 실패이지 새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박 당선자가 국민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줄 것을 기대한다”며 “나라를 잘 이끌어주길 부탁드린다. 국민들께서도 이제 박 당선자를 많이 성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짧게 기자회견을 마친 문 후보는 고개 숙여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일문일답도 생략한 채 자리를 떠났다. 당사에는 허탈함과 침통한 분위기가 흘렀고, 이내 고요한 침묵만 흘렀다. 아노미 그 자체였다. 이튿날인 12월20일, 당 내부적으로는 곧바로 친노 책임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재선 의원은 친노세력을 겨냥해 “알량한 기득권을 버리지 않고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했으니 가능한 얘기였겠느냐”며 “우리 내부에서조차 친노를 새누리당의 프레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친노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 관계자는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당내 비노그룹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본선 경쟁력을 앞세우며 지금까지 밀어붙인 친노진영이기 때문에 당연히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친노진영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적 호응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성향의 한 의원은 “쇄신을 얘기하면 선거를 앞두고 분열에 나선다고 할까봐 참았다”면서 “이제는 침묵하던 다수들이 적당히가 아니라 목숨 걸고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후보 스스로도 친노의 문제를 공식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12월20일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후보는 이번 대선 패배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결과는 2% 부족했다”며 “이를 어떻게 성찰하고 해결해 나갈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의 부족함 외에 많이 얘기되는 친노의 한계일 수도 있고,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있고, 진영의 논리에 갇혀 중간층 지지를 좀 더 받아내고 확장해나가지 못한 부족함일 수도 있고, 바닥조직에서 여전히 부족하고 빈틈이 많아 공중전에 의존하는 선거 역량의 한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또, “제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직접 이끌어보겠다고 생각했던 꿈은 끝이 났다”면서 “개인적인 꿈은 접지만 민주당과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가는 노력들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늘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씁쓸한 야권 멘토단, 자책 행렬 당 밖의 야권 멘토들은 특정세력에 대한 책임론보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위로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선거 이튿날인 12월20일, 소설가 공지영(@congjee)씨는 “아침에 한 술 뜨다가 비로소 울었다. 가끔씩 궁금한데 나치 치하의 독일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신 치하의 지식인들은? 절망은 독재자에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웃에게서 온다. 한반도, 이 폐허를 바라보고 서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누리던 표현과 언론의 자유, 과분한 것이었나 보다. 민주주의란 쟁취했다 해도 소중함을 지켜내지 못하면 개밥그릇만도 못한 것 같다”고 문재인 후보 패배에 대해 자책했다. 조국(@patriamea) 서울대 법대 교수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를 위한 트친 여러분의 노력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만큼 온 것도 여러분 덕입니다. 패배의 탓은 저에게 돌리겠습니다. 제 간절함과 노력이 부족했나 봅니다”고 아쉬워하며 자책했다. 다만, 조국 교수는 “당분간 민주·진보 진영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3.53% 차이의 의미를 되새기며 성찰하고 혁신해야 합니다”라고 야권의 전열 재정비를 촉구했다. 소설가 이외수(@oisoo)씨는 “진정하실 때가 되었습니다”라며 “승리하신 분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승리하신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저는 지금 술 한 잔 마시고 있습니다. 모두들 애쓰셨습니다. 멋진 대한민국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존버(끝까지 버티라)”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진중권(@unheim) 동양대 교수는 개표가 진행되고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병들의 활약은 최고였습니다”라며 높은 투표율에 대해 인사의 글을 남겼다. 방송인 김제동(@keumkangkyung)씨는 문 후보 낙선 소식에 “마음껏 사랑하고 지지한다는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라며 “그 운명에 힘껏 동참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참 고맙습니다”라며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 민주통합당은 당분간 내부적으로 책임론 논쟁을 벌이면서 야권의 유일한 희망으로 자리 잡은 안철수 전 후보의 입만 쳐다보게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안철수 전 후보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출처=안철수 캠프
◆이 상황에 또 권력다툼? 문제는 대선 패배에만 있지 않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지도부 공백 사태가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월18일 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전권을 이임했던 바 있다. 당권마저 쥐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대선 패배 직후 당을 추스르면서 이끌어 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당장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비대위 구성을 놓고도 극심한 내홍이 예상된다. 우선, 문재인 후보가 패배함으로써 이해찬·박지원 연대 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재 원내대표인 박지원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기도 어려워 보인다. 친노 후보가 패배한 상황에 친노 인사들이 다시 중직을 맡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선거 과정에서 이미 비노진영에서는 “친노의 태도는 모든 힘을 모으기보다, ‘이겨도 우리가 이기고, 져도 우리가 지겠다’는 느낌을 줬다”는 말들이 돌았다. 친노세력이 철저히 정파적 시각으로 접근해 이번 선거를 치렀다는 불만이다. 따라서 비노세력들은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을 철저히 친노에게 전가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친노세력들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노세력들이 적극적으로 선거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표적으로 손학규 상임고문 등을 지목하며 ‘적극적인 힘을 모아주지 않아 선거에 패배했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 결국 비대위 구성을 놓고 당의 내홍만 더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무기력증에 빠진 민주통합당에서 그런 헤게모니 다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쓰러진 당을 재건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 못하고, 재건하더라도 그 총대를 멜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혹자들은 17대 대선 당시 참패했어도 다시 당이 일어섰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당시는 대선에 패배했어도 불과 4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총선이 있었기 때문에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동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은 당분간 내부적으로 책임론 논쟁을 벌이면서 야권의 유일한 희망으로 자리 잡은 안철수 전 후보의 입만 쳐다보게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안철수發 새판짜기 불가피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는 선거 패배로 인한 정계개편 등 새판짜기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고, 새로운 신당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의원은 언론과 통화에서 “대선 때 구축된 ‘국민연대’에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시민사회 인사들이 결합해 있는 상태”라며 “국민연대가 더 큰 민주당, 환골탈태한 민주당의 모태가 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 당직자도 “민주당은 이제 창조적 파괴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한 중진은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 때문에 지려고 해도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며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잘할 것인지 진솔한 사과와 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민주당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선거 패배의 제1책임 당사자인 친노 쇄신부터 하고 가야 한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안철수 전 후보다. 비교적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민주당 비주류 진영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정치개혁의 아이콘이자 새 정치의 대명사’라며 기성정치권에 물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 환골탈태와 강도 높은 정당 쇄신을 이루는데 적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도 안 전 후보가 정치활동을 지속해주길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한국갤럽이 12월19일 밤 투표를 끝낸 103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정치활동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47.3%가 ‘계속해서 정치 활동을 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답변은 39.8%였다. 안 후보 본인이나, 국민적 의견 모두 안 전 후보가 정치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는 분위기인 것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민주당으로 들어와서 정치개혁을 이끌기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으로 들어가는 순간 안 전 후보도 기득권 세력과 거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패배한 정치세력과 한몸이 된다는 이미지도 안 전 후보에게 좋을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안 전 후보 측은 “지금은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본인의 행보를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한 때”라며 “섣불리 움직이면 민주당의 회오리에 빨려 들어갈 수 있어 당분간 거리를 두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당 창당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안 전 후보가 신당을 창당하게 될 경우 민주당은 패배정당이자 구태정당으로 내몰리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 내 비노세력을 중심으로 안철수 신당에 급격히 합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분당 사태가 불가피하게 되고, 결국 민주당에는 친노 세력만 잔류하는 형상이 될 수 있다. 안 전 후보도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12월19일 투표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 12월20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안 전 후보는 입국장에서 “정치 활동을 계속 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전에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라고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자의 당선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 향후 계획, 미국에서의 일정 등을 묻는 질문에는 “글쎄요”, “결정되지 않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등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앞서, 투표 직후인 12월19일 오후 6시10분께 안 전 후보는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국민에게는 승자와 패자가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입니다”라며 “주인에게는 승패가 없습니다. 어떤 결과건 모두 기쁘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라고 마치 패배를 예견한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안 전 후보는 이어, “선거에서 이긴 쪽은 패자를 감싸고 포용하고, 진 쪽은 결과를 승복하고 새 정부에 협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도착해서 소식을 듣게 되겠지만, 당선자에게 미리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게 보내주신 열망을 온전히 받들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라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보겠습니다”라고 향후 행보를 구상할 시간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수의 행보와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손학규 고문의 행보 긴밀 관계였던 손의 행보와 안의 플랜 맞닿아 있을 것이란 추측
▲일각에서는 독일로 갈 손학규 고문이 해외체류 기간 안철수 전 후보와 접촉을 갖고 야권 진로 및 신당창당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상문 기자>
손학규, 안철수와 암중모색? 안 전 후보의 행보와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행보다.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후보와 두 차례 단독회동을 갖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손 고문의 행보는, 안 전 후보의 플랜과 맞닿아 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안 전 후보가 기약 없이 미국행을 떠났듯, 손 고문 또한 내년 초 독일로 출국해 6개월간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은 최근 당내 자파 의원 모임에서 “지금 같은 정치행태로는 안 된다”며 “경선 기간 내걸었던 ‘저녁이 있는 삶’이 슬로건으로 끝나지 않도록 공부를 좀 하고 오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손 고문은 건배사로 ‘새로운 정치를 위하여’라고 외쳤다고 한다. 안 전 후보의 ‘새정치’와 코드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손 고문 측의 한 인사는 “손 고문의 출국 계획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리 정해졌던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손 고문이 민주당의 재건이나 신당 창당 등 야권 재편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어떤 식으로든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체류 기간 안 전 후보와 접촉을 갖고 야권 진로 및 신당창당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철수발(發) ‘중도+비노+시민참여’ 형태의 야권 새판짜기가 꿈틀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cielkh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