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본에 쫒겨나 '더' 서러운 노동자의 눈물

아사히글라스 노조 만들었다가 해고... 기업 혜택 준 구미시는 모르쇠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5/09/01 [15:13]

일본 자본에 쫒겨나 '더' 서러운 노동자의 눈물

아사히글라스 노조 만들었다가 해고... 기업 혜택 준 구미시는 모르쇠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5/09/01 [15:13]

 

 

▲ 아사히글라스는 하청노동자에게 지난 9년간 최저임금을 지급했다. 일의 강도는 높았다. 365일 3교대, 주야맞교대 근무를 번갈아 가며 노동자들은 일했다. 일을 하다가 실수를 하면 징벌로 “고문관을 알리는” 조끼를 입혔다. 저임금에 인권침해가 심한 기업이었다. 이에 노동자들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5월 조합을 결성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     © 사건의내막


‘아사히글라스’라는 기업이 있다. 디스플레이용 유리를 제조하는 이 회사는 세계 4대 유리 제조 업체이자 유럽, 미국, 아시아 곳곳에 현지 법인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다국적 기업이다. 지난 2005년 경상북도와 구미시로부터 50년간 토지 무상임대, 5년간 국세 전액 감면, 15년간 지방세 감면의 특혜를 받아 국내에 진출했다. 아사히글라스는 하청노동자에게 지난 9년간 최저임금을 지급했다. 일의 강도는 높았다. 365일 3교대, 주야맞교대 근무를 번갈아 가며 노동자들은 일했다. 일을 하다가 실수를 하면 징벌로 “고문관을 알리는” 조끼를 입혔다. 저임금에 인권침해가 심한 기업이었다. 이에 노동자들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5월 조합을 결성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

        

아사히글라스 노조의 탄생과 계약해지

지난 4월 13일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인 GTS 측은 주간에 일하는 노동자 16명을 불러모았다. 권고사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GTS측이 내놓은 권고사직 이유는 ‘정규직이 일하던 공정이 중단돼 이들이 넘어온다’는 것 때문이었다.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노동자의 질문에 돌아온 답은 “정리해고”였다.

노동자들은 권고사직을 거부했다. 그러자 GTS 측은 사직하면 급여의 100%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거절하자 위로금은 2배로 늘어났다. 다른 일자리 제안도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노동자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GTS의 사장이 만남을 요청해왔다. 그는 “정리해고는 오해”라면서 “정규직이 오기로 했기 때문에 업무를 옮기면 된다”고 말했다. 5월 21일부터 업무 전환과 교대근무조 배치를 사장은 약속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옮겨간 공정은 아사히글라스 내에서 가장 힘든 곳이었다.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차헌호씨와 백은호씨는 ‘부당인사발령’으로 노동청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안 회사는 이 둘의 회사 출입을 막아섰다. 노동청에 다녀온 뒤로 이들은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이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키로 마음을 먹었다. 노조를 만들어가면서 차씨는 아사히글라스에서 다른 노동자들 역시 낮은 임금과 열약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노조가 거의 완성될 무렵에는 아사히글라스에서 일한 300여명의 노동자 중 140명이 가입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지난 5월 29일 설립신고를 하고, 6월 1일 회사에 교섭을 요청했다. 노조는 첫 단체교섭에서 시급 8천원, 여름휴가 보장, 호봉제 도입, 근속수당 인정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아사히글라스는 지난 6월 30일 사내하청업체 GTS와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회사는 PDP생산이 중단돼 어쩔 수 없이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원에 가입된 GTS만 계약해지가 된다는 것에 노동자들은 “노조탄압”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노동자들 “구미시도 책임져라”

아사히글라스 대량해고 사태와 관련해 노동자들은 “구미시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구미시와 아사히글라스가 2004년도 투자협정을 맺으면서 합의한 문서의 조항 때문이다. 이 문서에는 ‘아사히글라스는 공장건설, 고용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경상북도의 지역경제와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모범적인 법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한다’는 구절이 포함돼 있다.

이에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미시가 아사히글라스와 체결한 협약서는 투자유치 때까지 내용이며 이후 진행사항은 법률에 따른다”며 “현재 문제는 아사히와 GTS(하청업체) 관계의 문제라 구미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치권에서 해결을 촉구하며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이학영, 진선미, 장하나 의원은 최근 “참다못한 노동자들이 5월29일 사내하청노동조합을 만들었다”며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에 아사히글라스는 ‘도급계약해지’라는 초강수로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무 대책 없이 노동자들을 한 순간에 내팽개치는 것이 합당한지 아사히글라스는 대답해야 한다”고 밝힌 뒤 “아사히글라스에 수많은 혜택을 준 경상북도와 구미시도 뒷짐만 지고 사태를 지켜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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