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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빈국의 숙명과도 같은 해외 자원 개발은 왜 대형 ‘게이트’ 의혹과 자주 연계되는 것일까. 자원 외교는 천문학적 개발비용이 투자되는 속성상 국가원수가 직접 발로 뛰거나 전권을 위임받은 ‘특사’ 또는 정권 ‘실세’가 개발을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상득 의원이 2009~2011년 불과 2년 동안 남미와 아프리카 등 12개 국가에서 23회에 걸쳐 국가 정상과 면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대통령 친형’이라는 독특한 지위 덕분에 가능했다. 자원을 가진 국가는 대부분 개도국이거나 후진국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자원 개발이 최대 이권사업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정권 실세들 위주로 은밀하면서도 폐쇄적으로 거래와 계약이 이뤄지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자원 외교 특성 때문에 자원을 파는 쪽이나 구입하는 쪽이나 권력 실세들이 개입된 게이트형 비리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기업 주도로 추진한 자원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정부가 ‘사업 종료’를 인정한 건수는 총 16건이다.
심층 탐사 결과 사업성이 낮아 종료한 사례가 아제르바이잔 광물 탐사, 페루 우라늄 탐사, 볼리비아 구리광산 등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 자원개발 심사 엄격해야 참여협상 중 상대방 협상 지연으로 종료된 사례가 4건, 의견 차이로 종료한 사례는 3건에 달했다고 각각 밝혔다. 제도상 문제점도 한건주의식 ‘먹튀’ 개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외 자원 개발은 개발사업법 제3조(광물ㆍ농축산물ㆍ수산임산물)에 의거해 신고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신고 수리는 보통 1차 서류검토(2일), 관계기관 1차 내부검토(7일), 2차 종합검토(3일), 최종 내부결재(1일) 등 통상 2주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기 위해서는 사업개요와 사업성 평가, 참여조건, 자금계획 등을 게재한 사업계획서와 법인등기부등본, 이사회결의서 등을 지식경제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전문기관 검토와 필요 시 현지 실사를 거쳐 신고수리 절차를 완료한다. 자원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나 남미 등 오지는 정확한 자료가 부족한 데다 신고 건수가 많기 때문에 신고 접수 내용을 정확하게 따져보기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신고제도는 사업 성공 여부나 유망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며, 이미 신고된 사업 가운데서도 실제로는 개발에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같은 내용은 각 기업체들이 사업 초기 예상 매장량, 기대수익 등을 알리던 모습과는 확실히 비교된다. 특히 대다수 업체가 상장 폐지되는 비운을 겪은 가운데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소수의 회사들도 정확한 진행 상황을 숨긴 채 투자자들의 자금만 축내고 있다. 2007년 이후 자원개발 관련 공시기업 가운데 증시에서 퇴출된 상장사는 케이에스알, 다휘, 두림티앤씨, 모라리소스, 아이알디, 지엔텍홀딩스, 케너텍, 에코솔루션, 엘앤피아너스, 우수씨엔에스, 케이이엔지, 포넷, KNS홀딩스, 글로웍스, 네오리소스, 이앤텍, 핸디소프트, 맥스브로 등 20개사에 육박한다. 대상 국가는 최초의 자원개발 관련 작전주로 꼽히는 헬리아텍의 ‘파푸아뉴기니’에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씨앤케이인터의 ‘카메룬’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광물 역시 석유, 금, 다이아몬드, 가스, 규석, 텅스텐, 구리 등 가히 백화점 수준이다.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금광개발에 나섰던 한성엘컴텍은 관련 사업 부진으로 관련 자회사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계약이 해지되는 등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한성엘컴텍은 지난 2008년 몽골 토롬콘 광산의 금 예상 매장량은 1만1095kg(당시 시세로 4000억원)이라고 밝히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이후 몽골 금광 부존량 확인(2008년 12월), 몽골 금광 2차 탐사 착수(2009년 4월), 30년 채굴권 승인(2009년 5월) 등의 이슈를 끊임없이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다. 2년여 동안 사업진행 상황에 대해 입을 다물던 한성엘컴텍은 돌연 지난해 6월 AGM마이닝 지분 매각을 선언했다. 매각 대상기업은 몽골 BAT-TULGA BATNYAM으로 매각 대금은 287억원. 하지만 한성엘컴텍은 지난해 9월30일 공시를 통해 매각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BATNYAM이 수차례 요청한 계약금 지불 연장 등을 수용했지만 BATNYAM 측이 계약해지를 통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 1월 총 327억원 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 지역의 석탄 광산 개발 뛰어든 케이피에프의 사업 진행 역시 더디다. 회사측은 발표 당시 “탐사와 광구설계는 3월까지 진행되며 토지매입과 생산기반시설 투자는 10월까지 이뤄질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생산은 하반기 이후 시작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초 발표 시점 이후 1년 6개월이 경과된 지난해 6월29일 회사측이 밝힌 진행상황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매장량 유리한 자료만 써도 유죄 인정 회사측은 “현재 사업인허가, 도로건설 인허가, 거주민 민원에 대한 처리 및 보상협의 중”이라며 “또 정밀탐사 및 광구 설계, 경제성 분석단계”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자원개발 사기 사건에 대해 유리한 추정매장량 자료만 채택해 발표해도 유죄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장량의 존부는 유·무죄 판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따라서 “어쨌든 다이아몬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씨앤케이(CNK)인터내셔널이나 관련 혐의자들의 주장이 재판에서는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월31일 법원에 따르면 CNK 사건과 가장 유사한 사건으로는 2008년 말 1심 판결이 나서 확정된 전대월 전 KCO에너지 대표의 ‘러시아 유전 게이트 사건’이 꼽힌다. 전씨는 2007년 자신이 보유한 러시아 현지회사 톰가즈네프티의 사할린 유전개발광구 탐사권과 관련해 매장량을 부풀려 KCO에너지에 주식을 비싸게 판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전씨는 세계적인 유전 평가회사인 GCA로부터 유전개발광구에 대해 “탐사자료가 부족해 성공 가능성이 낮고 그 매장량도 매우 적다”는 내용의 평가보고서를 제출받았다. 그럼에도 국내 유전 평가회사로 하여금 매장량과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자료를 토대로 광구의 기술가치를 평가토록 했고, 회계법인도 이 기술가치를 토대로 톰가즈네프티의 주식가치를 평가했다. KCO에너지는 부풀려진 가치의 주식 684억원어치를 인수해 수백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고 탐사가 진행 중이며 향후 탐사 결과에 따라 유전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광구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여러 기관을 통해 검증하는 등의 충분한 자료조사와 회사 내부의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광구 개발이 실패할 경우 KCO에너지와 주주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전씨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검찰은 지난해 5월에는 몽골 금광의 매장량 등을 과장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 등으로 박성훈 글로웍스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박 대표는 경제성이 고려되지 않은 금 부존량 83여t이 모두 개발에 성공할 것처럼 보도자료를 꾸미는 등으로 주가를 급등시켜 555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에 대해서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류혜정 변호사는 “자원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자원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상업성”이라며 “아파트 허위 분양광고를 규제하듯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개발 중인 자원 매장량을 공개할 때는 일정 기준에 맞춰 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윤희식)는 지난달 30일 외교통상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외교 전문 등 자료를 분석 중이다. <저작권자 ⓒ 사건의내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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