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내막=이상호 기자]지난 7월 말. 해외에 서버를 둔 국내 최대 성인사이트 소라넷에는 ‘워터파크 몰카’라는 이름의 동영상이 업로드 됐다. 해당 동영상은 9분 54초 분량으로 워터파크 내 샤워실에서 몸을 씻거나 옷을 갈아입는 100여명의 여성 신체 주요부위 등 나체를 그대로 노출했다.
사건 신고를 받은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8월 25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동영상 분석에서 재생 5분 뒤 등장하는 초록색 상의에 긴 양갈래 머리를 한 여자를 몰래카메라 촬영자,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의 모습은 거울에 비쳐 동영상에 보여지는데, 휴대전화 모양의 카메라로 샤워실을 촬영하고 있는 장면이 보여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용의자 체포였다. 해당 영상의 촬영 시점이 이미 반년이 지났고, 동영상이 유포된 서버의 주소는 미국, 인터넷 IP 주소는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풀리기 시작한다.
용인동부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한 25일 전남의 모 경찰서에는 “아버지가 폭행을 한다”면서 한 여성이 신고를 해왔다. 경찰은 모녀를 소환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친척들이 워터파크 동영상을 본 뒤 몰래카메라 촬영자가 내 딸 같다는 말을 해왔다”면서 “이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딸을 폭행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용인동부경찰서 측도 이날 영상분석, 워터파크 입장권 추적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전남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제보와 여러 가지 증거 등을 통해 체포된 이 여성은 27세의 최모씨.
그는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던 지난해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된 강모씨가 “몰래카메라를 찍어오면 건당 100만원을 준다”는 제의를 받고 샤워실 내부를 활영한 것이다.
경찰은 최씨 체포 한 뒤 몰래카메라 촬영을 사주한 강씨(33세)를 전남 장성의 백양사휴게소에서 체포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장용으로만 보관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동영상이 든 하드등은 이미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동영상의 유포 경로는 나도 모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씨는 사건이 발생 직후 최씨와 수차례 연락을 취하며 해외 도피를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경찰은 지난 28,29일 이틀에 걸쳐 최씨와 강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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