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판사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도 ‘기억 안 난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피고인 심문 과정에서 이동훈 부장판사 등 재판부는 오 씨가 시신을 훼손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했다. 지난 2009년 거제도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처음 성매매를 경험한 오원춘은 매달 서너 차례 정기적으로 경험했다. 중국에 아내와 아들이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중국인 여 성과 한 집에 살기도 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매일같이 음란물이나 음란사진을 봤다. 사건이 일어난 4월 1일에도 출근하던 새벽 5시40분쯤 스마트폰으로 음란사진을 11차례 감상했고 퇴근길 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원춘은 밤 10시35분쯤 수원시 팔달구 자신의 집 앞 전봇대 뒤에 몸을 숨겼다가 귀가하던 곽모씨(27)를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했다. 그는 납치한 곽씨를 성폭행하려 했지만 “발로 차고 접근하지 못하게 저항해 실패했다”고 법정 진술했다. 살해한 뒤 시체를 몇 시간에 걸쳐 훼손한 오원춘은 4월2일 오전 9시2분쯤 스마트폰으로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해 감상했다. 재판부이 “어떻게 시체를 훼손한 뒤에도 태연하게 음란물을 봤느냐”고 묻자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오원춘은 잠시 방을 비우고 화장실에 갔다. 방을 나가기 전 곽씨 양손을 교차시켜 테이프로 결박했다. 손이 묶였다는 곽씨는 밤 10시50분쯤 휴대전화로 112를 눌러 경찰에 구조 요청했다. 전화통화는 1분20초간 이어지다가 오원춘이 방에 들어온 뒤 중단됐다. 하지만 그 뒤 6분16초간 이어진 통화기록에는 곽씨의 비명소리가 고스란히 녹음됐다. 오원춘은 당시 “(곽씨가) 전화로 112 신고한 걸 몰랐다”며 “(켜진 전화기에서 경찰 목소리를) 못 들었다”고 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도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억지로 창문을 열려고 했다”며 “억지로 문을 열어 곽씨 어깨를 잡고 침대에 앉혀서 몇 차례 때렸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신고한 사실을 몰랐다던 오원춘은 검찰이 “7분36초 이후 누가 전화를 끊었 느냐”고 물어도 “모른다”고만 답했다. 사건 발생 후 곽씨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돼 있 었지만 그는 “시체를 훼손한 뒤 나중에 (휴대전화) 발견하고 (분리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도축에 관여한 경험이 있느냐”고 묻자 오원춘은 “(중국에서 거주할 때) 돼지 나 닭을 잡을 때 불 때고 물을 길었던 적이 있다”며 “직접 도축한 경험이 없고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례없는 시체 훼손이 ‘도축’에 비유될 만큼 심각한 상황. 그는 “시체를 집 안에 놔두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할 지 몰랐다”며 “시체를 유기하려니 여행용 가방에 맞지 않아 신체부위 한 곳만 절단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도축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동일한 크기로 시체를 훼손했느냐”고 물었 지만 오원춘은 “모르겠다”라고만 했다. 이어 “사후 경직이 진행됐다는 느낌을 받았느 냐. 칼을 몇 번 갈았던 이유가 있느냐”란 질문에 모두 “아니요”로 일관했다. 오원춘은 집 안에 절단기 등이 있었지만 오로지 주방도구만을 흉기로 사용했다. 재판부 가 “절단이 목적이었는데 왜 (다른 흉기를) 쓰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오원춘은 “당시 엔 그런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거짓진술을 하다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이 나온 후 진술이 바뀌었으며 112신고기록이 나오자 또다시 말을 바꿨다. 그는 납치 당시 “(곽씨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집에 끌고 가 침대 옆에 앉혀놓고 옷을 벗겼다”고 했지만 이웃주민은 당시 경찰에게 “부부 싸움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제보 했다. 재판정에서도 대체로 구체적인 사건 정황을 물으면 “모르겠다”고 일관하다 증거 가 나오면 진술을 번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검찰은 이날 사형을 구형했으며 오는 15일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피해자 가족, 오원춘 성폭행이 아닌 살인이 목적 피해자의 남동생인 곽모씨가 “(오원춘은) 애초부터 (성폭행이 아니라)살해가 목적이었 다”며 “사형을 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곽씨는 지난 6월 4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재판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가족들이 느끼기에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보다 더 다른,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 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성범죄가 목표였다고 보여지는데 우리 입장은 좀 다르다”며 “목표가 강간으로 시작이 된 것 같지 않다. 애초에 살해가 목적이 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씨는 이러한 의혹의 근거로 “오원춘은 덩치 자체가 보통 평범한 일반인, 남자보다 훨 씬 좋고 죽은 피해자는 보통의 여자보다 좀 약했다”며 “성범죄가 목표였다면 못했다고 하는 것 자체를 믿을 수 없다. 안 했다는 말이 더 맞는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육을 목적으로 살해한 것 같다”며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을 유기하려 했다 면 시신 자체를 절단을 냈어야 하는데 오원춘은 집에 절단기며 다른 공구같은 게 있음 에도 철저히 뼈는 거의 건드리지도 않고 살점만 도려냈다”고 말했다. 곽씨는 검찰의 사형 구형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범인은 지금 어떤 사실이, 객관적인 사 실 증거가 나왔을 때 그때 자백을 하고, 번복을 하고 있다”며 “끝까지 파헤치고 잘못한 사람을 다 찾아내 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사건의내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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