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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판교 테크노밸리 입주할 터에 커다란 돌거북 4마리 들여 화제
삼성/ 태평로 시대 마감하고 본사 서초동으로 옮긴 건 풍수지리 연관 삼성물산 사장 집무실 최고층 아닌 19층 배치한 것도 地氣 때문 취재/김현일 기자 바람(風)과 물(水)의 흐름을 읽고 생활과 기업활동에 접목하는 풍수가 세계적 웰빙 코드로 떠오르면서 기(氣)의 흐름을 고려한 주택이나 사무실의 가구 배치, 실내장식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풍수지리를 과학적·논리적으로 검증하려는 학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실제 충남 연기군에 들어설 참여정부의 국정과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경우 입지 선정에서부터 풍수지리가 동원됐다. 도시 기본설계 과정에 아예 풍수지리 전문가가 행정도시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일부 대학교와 대학원에 풍수지리학과가 정식 개설돼 공인된 학문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관련 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채양·최주대씨가 전국 50개 가문의 묘소 위치와 후손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으로 나란히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다. 조사 대상 가문의 5대에 이르는 후손 가운데 기혼남성 2800여 명의 번성 상태를 분석한 이 논문은 선대 묘소의 위치나 형상이 후대의 자손번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전통 풍수지리의 주장을 통계적으로 입증했다. 전통 풍수이론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함께 재계에서도 풍수지리 마케팅을 다투어 도입해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풍수지리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야는 아파트와 가전업계다. ‘풍수 마케팅’ 활용하는 재벌기업들 첨단기술의 집합지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SK그룹 계열사가 입주할 터에 지반공사를 끝내고 비밀리에 커다란 돌거북 4마리를 들여와 화제가 됐었다. 상징 조형물은 1개면 충분할 텐데 4개나 만든 건 다름 아닌 ‘풍수’ 때문이었다고 한다. 돌 거북의 용도는 ‘주춧돌’이다. 건물을 올릴 네 귀퉁이에 정성스레 돌거북을 묻어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웠다.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 저명한 풍수지리학자에게 용역을 줘 사옥 터의 지기를 보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지 조언을 구했던 것이다. 삼성그룹도 ‘풍수지리’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전국에 디지털 프라자를 개설하면서 풍수지리 전문가를 영입해 점포의 위치와 인테리어 및 상품 배치 등에 대한 자문을 얻어 매출 증대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매장의 입지분석 등 해당 지역의 상권 분석과 고객 접근성 분석 등은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토대로 했다”면서 “내부 인테리어 등은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풍수지리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고 있다”고 예외적으로 인정했다. 그 당시 유통업계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가능성은 있는 얘기로 받아들였다. 당시 유통업계에서는 전자유통 매장의 디스플레이와 고객 동선 구성이 비슷해지는 상황에서 풍수지리를 접목해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인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로 회자되기도 했다. 30년 동안의 태평로 시대를 마감하고 본사를 옮긴 서초동 삼성타운도 풍수지리와 무관하지 않다. 서초동 삼성타운의 터는 관악산에서 발원해 우면산을 거쳐 뻗어온 지맥이기 때문이다. 기세가 남쪽(우면산)과 동쪽(역삼역 일대), 서쪽(서초동 법원 일대)이 높고, 북쪽이 낮아 물이 한강으로 흘러 빠지는 터라는 것. 풍수지리학자들은 “이런 곳은 여러 계곡에서 물이 고였다가 천천히 나가는 지역이어서 재물이 모이는 터”라고 평하고 있다. 사무실 역시 풍수지리사상을 고려해 배치했다. 삼성물산은 자사 소유의 B동 건물(32층)에서 사장 집무실을 최고층(32층)이 아닌 19층에 배치했는데 이는 건물 터의 지기(地氣)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19라는 숫자가 풍수적으로 ‘둥근 원, 완전함’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곳에 사장이 있어야 지기를 누르고 사세를 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건물 내부 사무실도 아래쪽(8~24층)은 땅과 관련된 일이 많은 건설 부문을 배치하고 위쪽(25~33층)은 상사 부문을 배치했다. 삼성그룹이 사용하던 태평로 본관도 풍수지리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은 고 이병철 전 회장 시절부터 사옥용 터를 정하거나 이전할 때 풍수를 중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좌우에 버티고 선 그룹의 본관은 두 건물보다 몇 미터 안쪽에 위치해 있다. 이는 좌청룡 우백호가 버티고 있는 상이다. 여기에 건물의 뒤편이 지대가 높은 현무 형상을 띠고 있다. 이런 경우 기업 사옥으로는 길지로 꼽힌다. 그룹 본관 좌향은 신좌(申坐)로 남동간이 돼 해가 뜨는 동쪽에서 새벽부터 왕성한 기를 받게 된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버팀목이 되며 직원들 간 결속력 또한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문 위치 또한 기를 순환할 수 있는 구조다. 정문은 넓고 후문은 좁아야 들어온 복이 쉬 나가지 않는데 건물 뒤편이 높기 때문에 정문과 후문이 바로 마주보지 않고 후문이 좁아 운이 쉽게 쇠하지 않는다는 것. 삼성 본관은 문의 크기나 위치, 건물이 향한 방향 모두가 부와 명예의 기운을 받는 곳과 연결돼 있다. 손대는 기업마다 쓴맛 ‘비운의 국제빌딩’ 최근엔 효자건물 통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옥 마련할 때 지관과 함께 다녔다는 說' 삼성·SK·LG 풍수적 관점 고려 LG그룹도 건물을 지을 때 풍수적 관점을 고려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여의도의 상징물 중 하나인 LG트윈타워는 LG그룹을 일으켜 세운 구씨와 허씨를 형상화한 빌딩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아호인 ‘연암(蓮庵)’을 살펴보면, 여의도에 LG그룹의 신사옥이 건립될 것이 이름으로 예언됐음을 알 수 있다. 호가 ‘연꽃이 핀 초막’이니 연화부수형에 사옥을 짓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LG그룹이 1987년 트윈타워를 건립하고 여의도 시대를 개막한 것은 그만큼 여의도란 땅의 성격과 LG그룹의 기업문화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얘기도 나온다. 풍수 전문가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건물은 서울 용산 국제센터빌딩. 지상 28층 빌딩으로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다양해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덕분에 1984년 당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선정될 정도였다. 그런데 오히려 나쁜 점도 있었다. 건물 외형에 변화를 시도하다 보니 전체가 9개의 각으로 이뤄졌고, 예각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단 지적이 많았다. 한국에는 사옥을 높게 지으면 기업 운이 쇠락한다는 ‘바벨탑 증후군’이 있는데, 이 빌딩은 국제상사에서 한일합섬을 거쳐 이랜드로 주인이 계속 바뀌었고, 손댔던 기업마다 쓴맛을 본 ‘비운의 빌딩’으로도 소문이 났다. 이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국제상사를 사들인 범(汎)LG家 E1(옛 LG칼텍스가스)도 인수전에 뛰어들기 전 풍수지리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상사를 인수하면 용산에 있는 국제센터빌딩을 자연스레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E1은 풍수 평가를 받은 후 국제상사를 인수하고, 빌딩의 주인이 됐다. E1은 창원지법에서 정리계획 변경계획안을 인가받아 8551억원에 국제상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사연을 갖고 있는 국제센터빌딩이 최근엔 오히려 효자 빌딩이 됐다. 용산 미군기지의 지방 이전과 용산 공원화가 추진되면서 새롭게 각광받았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 구자용 E1 부회장은 인수 직후 “국제빌딩을 전면 리모델링해 랜드마크 빌딩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빌딩 이름도 과거의 불명예를 벗고자 ‘국제센터빌딩’에서 ‘LS용산타워’로 변경했다. 신한은행 본점도 ‘기운 좋은 곳’ 금융권에서도 풍수지리 마케팅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은행권에서 자리가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되는 신한은행 본점은 소공동을 비롯해 팔을 안쪽으로 안아주는 형국으로 인왕산과 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기가 상당히 센 곳이라는 게 풍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능선에서 빠져나오는 잔가지 같은 곳은 기운이 좋은 곳으로 대표적으로 신한은행 본점이 해당된다. 무엇보다 신한은행 본점이 조선 후기 화폐를 발행하던 전환국 자리였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돈을 다루는 금융권에서 신한은행 실적이 좋은 것도 풍수적으로 그만한 이유가 있단 얘기다. 지난 2004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 광교 본점을 재건축하고 본점 이전을 검토했지만 결국 현재 자리에 남아 있기로 한 것도 풍수 명당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KB금융지주가 자리 잡고 있는 국민은행 명동 사옥 역시 인왕산과 남산 능성이 이어지는 곳으로 은행권의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힌다. 또 남산 기슭의 우리금융그룹 자리는 터파기 때 ‘황금색 흙’이 나와 명당지로 평가됐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매번 ‘풍수 경영’의 효용을 강조하곤 한다. 박 회장은 2000년 서울 강남에 사옥을 마련하기 위해 빌딩을 알아볼 때 유명한 지관(地官)과 함께 다녔다는 얘기가 나돈다. 박 회장은 “구릉지인 역삼역 주변에서 테헤란로를 따라 내려온 재물이 모이는 삼성역 사거리가 강남에서는 가장 명당”이라는 지관의 얘기를 듣고 삼성역 사거리 근처에 빌딩을 매입했다. 지금은 주춤하긴 하지만 2005년부터 불어온 미래에셋 적립식 펀드 열풍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증권회사 본사는 대부분 서울 여의도에 몰려 있지만 삼성증권 본사는 종로에 있다. 여의도는 터가 안 좋기 때문에 삼성증권이 여의도에 오지 않는다는 게 증권가에서는 정설로 통한다. 여의도는 강바람이 심해 웬만큼 기가 세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의도에 본사가 있던 고려증권 등이 IMF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했고 삼보컴퓨터도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포스코 건설의 충남 계룡시 두계리 ‘포스코 더 샵’, 우림건설의 경남 진해와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우림 루미라트’, 현대건설의 부산 민락동 ‘하이페리온’, 삼성물산의 성남 금광지구 ‘래미안’, 대우건설의 금호동 ‘푸르지오’, SK건설의 부산 용호동 ‘SK VIEW’, 방배동 ‘아펠바움’ 등 아파트들이 풍수지리 마케팅을 도입해 수요자들의 발길을 끌면서 건설업계는 ‘풍수 마케팅’이 유행이다. 풍수는 세계적인 트렌드? 풍수에 대한 높은 관심은 나라 바깥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중국 발음 ‘펑 수이’라고 불리는 풍수가 인기가 있어 저택이나 높은 빌딩을 지을 때 풍수 컨설턴트들이 동원된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집무실의 인테리어를 풍수 전문가에게 맡겼다고 한다. 최근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점포들이 풍수지리를 접목시킨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맥도날드도 점포를 ‘풍수 햄버거 가게’로 바꾸고 맥도날드의 상징인 빨간색과 노란색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 대신에 푹신한 가죽의자, 자연친화적인 대나무가 꽂힌 꽃병, 소형 폭포 등으로 채워 글로벌 자본주의의 전형이자 변화하는 미국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행운과 불행은 모두 풍수에서 온다고 믿는 홍콩의 풍수지리 숭배는 우리나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죽은 사람의 묏자리를 고르는 음택(陰宅)보다 홍콩은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풍수지리의 천국으로 일컬어진다. 결혼·개업 날짜는 물론 건물의 위치나 방향, 가구의 배치와 창문 위치까지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지난해 4월 사망한 아시아 최대 여성부호 니나 왕(王如心)은 4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유산을 자신의 전속 풍수사인 토니 찬에게 남겨 화제가 됐다. 심지어 최첨단 과학을 다루는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소도 공금 18만 홍콩달러(약 2천200만원)를 풍수사 자문비로 사용한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홍콩의 풍수지리 시장 규모는 연간 대략 약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법조비리로 홍역을 치렀던 선전 중급인민법원은 홍콩 풍수사의 조언으로 돌사자를 세우고 계단을 바꾸는 등 개조공사를 크게 벌였다가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또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한 고등학교는 1949년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신으로 치부돼 금지됐던 풍수를 정식 교과과목으로 채택해 화제가 됐다. 유럽에서도 수맥과 지자기, 전자파 등의 영향을 주거환경에 응용하는 파동과학이 각광을 받고 있고 캐나다의 경우, 이사를 할 때 풍수사의 풍수설계서를 근거로 가구 배치, 벽지, 조명, 바닥재 등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풍수전문가들은 “터가 좋아야 장사도 잘되고 집안도 편해지는 건 진리”라고 입을 모은다. 풍수가 감이 아니라 전통과학으로 주목받으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풍수지리의 쓰임새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풍수지리를 미신이 아닌 자연지리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풍수 수요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사건의내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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