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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남성, 새로 뽑은 벤츠 시동꺼짐 불구 해결 안되자 ‘분노의 퍼포먼스’ 골프채로 벤츠 부수는 동영상 SNS 돌자 10여 명 “내 차도 비슷한 증상” ‘2억 벤츠 박살’ 소식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블로그 소개돼 국제망신
명품 수입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소비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다가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자신이 몰던 2억원대의 벤츠 차량을 부수고 벤츠 판매대리점을 대상으로 1인 시위에 나선 한 남성의 사연이 인터넷에 알려지면서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온 것이다. 이 남성의 ‘충격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안일한 서비스 태도에 소비자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벤츠를 소유한 한 유모(33)씨는 거듭되는 시동 꺼짐 현상을 이유로 벤츠 코리아 측에 차량 교체를 요구했지만 업체 측이 확답을 하지 않자 골프채로 직접 벤츠 차량을 내리치는 등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유씨는 지난 9월11일 광주광역시의 한 벤츠 대리점 앞에서 자신이 소유한 ‘벤츠 S63 AMG’ 차량을 골프채로 가차없이 내려쳤다. 2억원대에 판매되는 이 차량은 앞뒤, 옆면 할 것 없이 벌집처럼 구멍이 나고 유리창은 박살이 났다. 전조등마저 깨지고 보닛에서 옆문까지 차량 전체가 성한 데가 없게 된 것. 고급차의 상징인 2억원짜리 벤츠는 유씨가 골프채를 휘두를 때마다 ‘푹푹’거리는 소리를 내며 찌그러졌고 순식간에 만신창이 폐차로 변했다.
이 모습을 담은 2분15초짜리 영상은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광주 2억짜리 벤츠 골프채에 박살난 사연은?’이란 제목으로 올려져 9월16일 오후 2시 현재 22만5500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유튜브 검색창에 ‘광주 벤츠’라고 치면 관련 동영상이 수십 건이나 올라와 있다.
이 같은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 상에 나돌며 그가 고급 수입차를 부순 배경에 의문이 일었다. 문제의 자동차 소유자인 유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벤츠를 때려부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유씨는 지난 3월 광주의 S대리점에서 벤츠S63 AMG 차량을 2억900만원에 리스로 출고해 방음 및 배기장치와 관련한 튜닝을 하고 운행하던 중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시동이 꺼진 차는 조향장치가 움직이지 않고 제동장치가 먹통이 되는 등 작동 불능 상태가 됐다. 단순 결함을 의심한 유씨는 차를 20일 동안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 프로그램 등을 업데이트하는 등 수리를 했지만 시동 꺼짐 현상이 재발해 다시 40일 동안 수리를 맡겼다. 그러다 지난 9월9일 한 고가도로에서 또다시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해 사고의 위험을 겪었다. 당시 차량에는 유씨의 임신한 아내와 다섯살 난 아들이 타고 있었으며 가족이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화가 난 유씨는 지난 9월11일 차량을 구입했던 벤츠 대리점에 찾아가 ‘부품 결함으로 동일 증상이 3회 이상 발생하면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다’는 약정과 지난번 수리를 했을 때 다음번에 같은 현상이 발생하면 차량교환을 해주겠다고 약속받은 것을 근거로 차량교환을 요청했지만 대리점 측이 대표이사가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확답을 미루자, 유씨는 대리점 측의 대응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벤츠 차량을 스스로 부수기 시작한 것이다.
유씨는 “목숨을 위협하는 결함 차량을 교환해주지 않겠다고 해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겠다 싶어 차를 부쉈다”며 “보증서상 교환 사유가 되는 만큼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내가 활동하는 벤츠 동호회 모임에서도 동일 차종에 대해 같은 증상이 발생하고 있어 대처가 시급한데 벤츠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되레 튜닝한 부분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입장인데 아무런 개조를 하지 않은 순정 차량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와 함께 판매대리점 앞에서 항의에 동참한 다른 벤츠 차주도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는 것은 그만큼 안전할 것이란 신뢰 때문인데 이렇게 무책임해서야 되겠느냐”며 “다른 벤츠 차주들도 싸움을 적극 도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씨의 소식이 유튜브와 SNS를 타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벤츠 S63 AMG를 소유한 다른 운전자들이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는 제보가 유씨 편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날 다른 한 운전자가 같은 모델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S대리점에 찾아오기도 했다.
벤츠 대리점 측은 차량을 튜닝한 부분이 시동 꺼짐 현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씨는 두 번째 시동 꺼짐이 발생했을 당시 튜닝한 부분을 원래 상태로 복구했음에도 다시 시동이 꺼졌다면서 반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차량 결함을 이유로 벤츠 업체의 문을 두드렸지만 시원한 에프터서비스(AS)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벤츠의 AS가 값비싼 차량 가격에 턱없이 못미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일 차종을 샀던 박모씨가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해 항의한 끝에 판매점에 ‘보안 유지서’를 쓰고 차값을 환불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대구에 사는 박모씨 “지난 3월 2억원이 넘는 벤츠 승용차를 구입했다가 시동이 꺼져 화들짝 놀랐다. 시동 꺼짐 현상 때문에 45일 동안 수리를 맡겨 차를 운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것. 박씨가 구입한 이 차는 광주의 유씨가 구입했다가 주행 중 시동이 꺼지자 교환을 요구했던 차와 동일한 차종(S63 AMG모델)이다. 다만, 차의 판매점은 다르다.
박씨는 “지난 7월 차값을 환불받는 과정에서 (판매점에서 요구한) 보안유지서를 썼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차의 결함에 대해 누설을 안하고 원만히 해결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보안유지서에 서명한 뒤 차값을 돌려받았다. 박씨는 “차값 가운데 10~20%를 제하고 돌려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나 유씨처럼 고가의 벤츠 차량을 구입한 뒤 주행 중 시동이 꺼졌다며 교환과 환불을 요구하는 이는 전국적으로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자동차 박살’ 소식은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블로그에까지 소개됐다. 이 매체는 “한국인 남성이 형편없는 고객 서비스에 항의하기 위해 메르세데스 S63 AMG를 파손했다”며 해당 동영상을 게재했다. 오토블로그 외에 미국과 유럽의 세계 각국 자동차 전문지들도 잇달아 유씨의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톡톡히 사고 있다.
현재 해당 차량을 판매한 딜러사는 고객과 합의를 하는 대신 매장 앞에서 차량을 파손한 유모씨를 오히려 업무 방해로 고소한 상태다. 문제의 자동차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역시 해명자료를 내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한 채 적극적인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실 결함 차량의 교환·환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으나 이번 ‘벤츠 박살’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는 벤츠뿐만 아니라 운전 중에 시동꺼짐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동꺼짐을 호소하는 상담건수가 2010년 447건, 2011년 453건 등 지난해까지 4년간 1600건을 넘었다. 또 정식으로 엔진 꺼짐을 접수한 차량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7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시동꺼짐으로 리콜을 한 경우도 상당하다. 올해 자동차안전관리공단 결함신고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시동꺼짐 증상으로 리콜 판정을 받은 차량은 총 1만4500대를 넘어섰다는 것.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이 내세우는 자동차 분쟁 해결기준은 꽤 보수적이고, 모호한 부분도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차량 인도일로부터 1개월 이내 주행 및 안전도 관련 중대 결함 2회 이상 발생 시’ 또는 ‘12개월 이내에 4회 이상 재발 시’에만 구입가 환급이 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다. 결국 하자가 발생해도 분쟁해결 기준에 맞게 하자가 반복 발생해야 차량을 교환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와 관련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신차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했을 때 교환 또는 환불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용석 국토교통부 자동차기획단장은 9월16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 부작용이 없도록 해외 사례도 보면서 연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제기된 메르세데스 벤츠-AMG S63 차량의 주행 중 시동꺼짐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정부의 결함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제작사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저작권자 ⓒ 사건의내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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