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없는 해외 원정성매매 집중추적

해외성매매 실태와 피해여성들 충격 실태 조명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5/10/31 [15:43]

탈출구 없는 해외 원정성매매 집중추적

해외성매매 실태와 피해여성들 충격 실태 조명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5/10/31 [15:43]

 

2년 전 도쿄로 여행을 다녀온 이모(32세)씨는 일본 여행 첫날 깜짝 놀랄 만한 일을 겪었다. 여행 둘째 날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던 이씨에게 한 일본인 남성이 다가와 “한국 연예인급 미모의 여대생들이 있다”며 성매매 관련 호객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김씨는 “한국인들이냐” 물었고, 이에 그 남성은 “한국인부터 동남아까지 다 있다”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했었던 김모(29)씨는 현지에서 일하는 프랑스 친구로부터 “호주 시드니에는 한국인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여성들의 해외 원정 성매매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해외원정 성매매 여성은 대부분 20대로,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해외 성매매에 나서거나 빚을 져 이를 갚기 위해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 성매매특별법 강화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도 해외로 나가 성매매를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혼녀를 비롯해 대학생들도 해외 성매매에 가담하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해외성매매의 실태와 이에 따른 피해여성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해 봤다.

 

▲ 외국에 나가 언어도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원정 성매매에 나서는 여대생들이 늘고 있다.     ©(주)펜그리고자유

 

워킹홀리데이로 성매매

외국에 나가 언어도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원정 성매매에 나서는 여대생들이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을 휴학한 김모(22)씨는 방학이면 어학연수를 떠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러다 김씨는 한 친구에게 영어도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워킹홀리데이’를 알게 됐다.

 

첫 해외여행을 준비하며 꿈에 부풀어 있던 김씨에게 도움을 준다며 친구는 호주에서 숙박업을 한다는 박모(48)씨를 소개했다.

 

초반 박씨는 김씨에게 호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에게 “기왕 외국에 나가는 것인데 한인들과 어울리지 말고,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더욱이 보수도 꽤 높은 일자리다”고 말했다.

 

박씨가 말한 그 일은 바로 호주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알몸마사지였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과 해외라면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결국 김씨는 박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시드니에 도착한 김씨는 바로 박씨가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에서 합숙을 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김씨는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대학생 두명을 만났다.

 

그 업소에는 여대생뿐만 아니라 한국인 여성 10여 명이 함께 윤락행위를 하고 있었다. 김씨가 업소에서 호주인을 상대로 알몸마사지와 성매매의 대가로 받은 돈은 한화로 약 18만원, 이 중 8만원이 김씨의 몫이었다.

 

김씨는 “현재 호주 내에는 나와 같이 돈을 벌기 위해 워킹 비자로 일(성매매)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호주 자체는 성매매가 불법이 아니어서 사실상 죄책감이나 수치심보다는 돈과 영어공부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호주에는 현재 한인 여성들 500명 정도가 성매매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호주 내 외국인 성매매 인구 중 8%가량으로 파악된다. 특히 김씨와 같은 대학생들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5%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마카오 현지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남모(28)씨 등 성매매 업주 3명과 브로커 이모(34·여)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업주 5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마카오 등지의 특급호텔에 숙박한 중국인 등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국내에서 일대일 면접으로 모집한 여성들을 마카오의 모 아파트에 집단으로 거주하게 하는 한편, 성매수 남성이 묵는 호텔 객실로 한번에 3∼5명씩 보내 남성이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성매매를 알선했다.

    

사채빚, 해외 원정 성매매…마약까지

워킹홀리데이를 통한 자발적 해외 성매매도 큰 문제지만 사채빚에 시달리다 해외로 팔려나가는 여성들은 더욱 큰 사안이다. 

 

몇 년 전 부산에서는 한무리의 조직폭력배들이 보도방 업주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면서 업소 종사자 여성들에게도 강제로 고금리 사체를 쓰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업소 종사 여성들에게 터무니없는 고금리 사채를 강제로 떠안기며, 갚지 않을 경우 일본 및 호주로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더욱이 이들은 해외로 여성들을 팔아넘기면서 성형비용, 비자발급비용, 비행기표 등 역시 여성들의 빚으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해외로 팔려간 여성들은 성매매를 하면서 업소주인에게 받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으려면 이거(마약)라도 하고 해야 한다”면서 반강제로 마약을 여성들에게 제공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은 일본 성매매업소 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여성들을 모집해 일본 원정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몰카에 폭행까지…추가피해

앞서 밝힌 부산 조직폭력배 원정 성매매 사건에서 한 피해여성은 일본인 성매수 남성이 자신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P2P사이트에 올려 2차 피해를 본 케이스다.

 

이 동영상은 ‘원정녀’등의 제목으로 21편이 이미 인터넷에 퍼졌고 지금도 삭제되지 않고 있다. 동영상에는 한국 여성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노골적인 제목도 달렸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 운영되는 유료 사이트에 게재됐는데 남성의 얼굴은 철저하게 가렸지만 여성들의 얼굴은 숨김없이 드러낸 점, 광복절 전날 게재된 점 등 다분히 한국을 폄훼하기 위한 의도성이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원정 매춘 단속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외국 곳곳에 퍼져 있는 성매매 업소를 일일이 점검하기는 물리적으로 제약이 많다. 더구나 호주처럼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에서는 허가를 받은 등록업소는 성매매가 가능해 양국 관계당국 간 공조를 모색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에서 여성을 꼬드기는 브로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을 통해 국제적인 매춘조직 실체를 밝혀내 현지 수사당국에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일당을 잡아들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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