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그룹 사업 다각화 수렁에 빠진 내막

자산 20조 기업 ‘현금’없어 떡볶이 프랜차이즈 철수?

이상호 | 기사입력 2012/02/14 [12:55]

대명그룹 사업 다각화 수렁에 빠진 내막

자산 20조 기업 ‘현금’없어 떡볶이 프랜차이즈 철수?
이상호 | 입력 : 2012/02/14 [12:55]
1979년 ‘대명건설’로 시작해 1987년 국내 최초로 리조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급성장한 대명그룹이 추진하던 사업 다각화가 제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떡볶이 전문점 ‘베거백’을 연 데 이어 최근엔 저가 항공업 진출도 추진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경주 최씨는 흉년에 땅을 사지 않았다”며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비판하면서 대기업들이 빵·커피·떡볶이 등 사업에서 줄줄이 손을 떼고 있는 상황. 여기에 대명그룹이 운영하는 ‘베거백’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대명그룹은 강남점을 폐쇄했다. 또한 저가항공업 진출 역시 ‘하늘의 꿈을 펼치겠다’던 초반과는 달리 사업 인수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명그룹이 ‘베거백’뿐만 아니라 항공사업에서까지 손을 떼려 하는 것은 ‘부족한 자금’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대명그룹은 “부동산이 많아 자산 규모는 2조원에 달하지만 리조트업 특성상 현금창출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 상권 배려 아닌 수익이 안 나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로 문제가 됐던 대명그룹의 떡볶이 체인점 베거백이 강남점에서 홀연히 철수했다.

특히 지난 1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2, 3세들이 소상공인 업종 진출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베거백 강남점을 접은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명그룹에서 운영하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베거백은 최근 문을 닫았다. 그 자리는 현재 다른 분식체인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처음 문을 연 베거백 강남점은 지난해 말 문을 닫았고, 새로 생긴 분식점이 1월 중순에 개업했다. 2년 동안 자리 잡았던 2층 규모의 베거백 강남점은 철수된 것이다.

베거백은 대명그룹의 서준혁(32)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외식 사업이었다. 서 사장은 국내 최초로 종합 리조트 개념을 도입해 레저산업을 이끈 고 서홍송 대명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서 사장은 베거백 출시 당시 “한국인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떡볶이 요리를 고급화ㆍ다양화한 베거백 브랜드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서 사장의 야심과 달리 베거백은 시장 진출 후 구설수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당국이 대기업들의 기업소모성자재 사업과, 골목상권 진출에 대해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떡볶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본이라는 이점으로 하루 유동 인구 30만 명에 육박하는 강남 한복판에 진출을 시도했다며 비난받았다.

하지만 현재 베거백은 비발디파크점 1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베거백은 2009년 목동에도 문을 열었지만 2년이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진출 3년이 지나 3개 체인점에서 대명 비발디파크점 1개만 남은 것. 주변 상권에서는 대기업에서 분식을 고급화한다는 취지만 갖고 분식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6~7개월 전부터 가게를 내놓으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매출이 부족해 3000만~4000만원씩 하는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도 철수 요인으로 분석됐다. 퓨전 레스토랑을 표방한 베거백의 떡볶이 1인분 가격은 9300원이었다. 일반 떡볶이의 3, 4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베거백이 위치했던 건물 앞 포장마차 떡볶이 상인은 “대기업이 분식업에 진출하면 타격이 있을 거라고 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1만원에 가까운 떡볶이를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매출 없이 비싼 월세를 내지 못해 금방 철수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명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베거백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과는 무관하다는 반응이다. 베거백은 국내 체인사업을 준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명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베거백은 국내 사업을 할 생각이 없다. 국내 점포를 운영한 것은,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일본과 미국 쪽에 진출하기 위한 일환이다. 즉, 메뉴개발과 서비스 노하우를 쌓으려 했던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베거백의 매출은 대명코퍼레이션 전체 매출 1%도 차지하지 못했다. 투자 개념으로 운영을 해왔다”며 “국내 매장으로 일본 쪽에 홍보가 많이 됐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운영해 왔던 매장이라 지난해 비발디파크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수했다. 현재 해외 진출과 관련해 전략과 방향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항공진출 사업도 난항

지난 1월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그룹 계열사 대명엔터프라이즈의 티웨이항공 및 이스타항공 인수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가격 차이 때문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매각가를 300억원 이상 요구하는데 반해 대명은 그 절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또한 현 주주들은 1000억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명엔터는 그만한 현금 여력이 없다. 대명그룹 관계자는 “가격 차이 때문에 보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명엔터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인수 또는 신규 설립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명엔터로선 신규 설립도 여의치 않다. 대명엔터의 현금성 자산이 수백억원에 불과하고, 대명그룹 전체로 따져도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적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이 많아 자산 규모는 2조원에 달하지만 리조트업 특성상 현금창출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항공업황 부진도 부담이다.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단거리노선의 경쟁 격화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심지어 일본, 중국 저비용항공사의 한국 취항마저 예정돼 있는 상황. 항공기 구매부터 인적 자원까지 확보하려면 들여야 하는 비용이 만만찮다.

다만 대명그룹 고위층의 사업 진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변수. 분위기가 일거에 바뀔 수 있다. 서준혁 대명엔터프라이즈, 대명코퍼레이션 사장은 항공업이 기존의 리조트업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리조트업과 항공업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항공업이 워낙 마진이 적고 비용이 많이 들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스타화보
한소희, 또 레전드 찍었다…엑스러브 MV 비주얼 화제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