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기름값 짬짜미로 벌금형 최종 확정
‘정유사 간 공익모임’ 결성 유가조정한 사실로 미뤄 유죄 판결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의혹으로 공정위에 고발을 당한 지 8년 만에 벌금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기름값 인상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된 SK(주), GS칼텍스(주), 현대오일뱅크(주)에 대해 벌금 1억5000만원, 1억원, 700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월3일 밝혔다. S-Oil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들 정유3사 간의 담합 행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확정하면서, “원심 판결이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4사는 2004년 4월~6월쯤 경유 1드럼당 1만원(리터당 50원)을 할인해 공급하기로 합의하고 가격할인 폭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며 담합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7년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 이들 정유사 3곳에 대해 휘발유, 등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담합했다며 과징금 526억원을 물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정유사들은 가격 담합기간 가운데 ▲2004년 4월6일~11일, 4월14일~4월15일, 4월28일~4월29일 ▲2004년 5월12일~5월13일 등에는 가격할인 폭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담합이 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검찰은 S-Oil을 제외한 정유 3사들의 혐의를 인정, 벌금형에 약식기소했지만, 정유사들이 불복하면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검찰의 약식기소 당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1억원, SK는 1억5000만원의 벌금을 각각 부과받았다.
SK 등 정유3사는 재판에서 “검찰 공소 사실이 불명확하고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발뺌을 했지만, 법원은 결국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정유사들이 ‘정유사 간 공익 모임’을 결성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유가를 조정했다는 사실을 담합 유죄 판결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정유사 영업 담당자들이 만든 서류에도 이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1심은 현대오일뱅크의 시장점유율이 GS칼텍스와 SK에 비해 낮은 점을 감안해 부과된 벌금 가운데 3000만원을 감액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1·2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행 시작과 종료 시기가 특정돼 있고 회사 각 담당자들이 경유 공급 가격 합의하는 등 내용과 직책도 기재돼 있다”며 “이 사건은 담합 실행 행위가 종료한 날에 범행이 종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소시효도 지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어 “정유사 영업 담당자들이 2004년 4월 1일 이전 가격 담합을 합의하고 이후 실행에 들어갔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당시 이들이 국내 경유 시장에서 차지한 시장 점유율이 79%라는 점에서 가격 경쟁이 줄어들었을 것이 명백하다”고 판결했다
한편 공정위는 당시 이들 정유3사의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규모가 2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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