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유가'...왜 당신 기름값 안내리나?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5/01/12 [14:25]

'반토막 유가'...왜 당신 기름값 안내리나?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5/01/12 [14:25]
정부와 정유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협회와 주유소협회 등 업계 단체와 새해 간담회를 앞당겨 열어 “국제 유가가 작년 1월과 비교해 배럴당 50달러 이상 하락했다”며 “일부 주유소가 인하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한 것이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소비자들이 유가의 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비탄력적인 ‘유류세’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는 건들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누구의 주장이 더 신빙성 있을까? 먼저 우리 휘발류의 가격이 측정되는 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크게 ‘정유사 세전 공급가+정부 세금+주유소 마진’으로 구성된다. 정유사는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를 만든 뒤 비용과 영업이익 등을 더해 세전 공급가를 결정한다. 이에 정부는 800~900원의 세금을 책정하는데, ℓ당 교통세 529원이 붙고,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가 추가된다. 여기에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별도 부과된다. 여기에 주유소가 비용과 영업이익 등을 고려해 최종 소비자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이와 관련 지난 12월 마지막주의 국제 휘발유가는 2014년 하반기 고점 대비 45.1% 떨어졌고 정유사 세전 공급가는 42.6% 떨어졌다. 하지만 정유사의 세후 공급가로 넘어오면 하락률이 23.1%로 폭이 좁아지기 시작한다. 즉 같은 시기 지난해 국제유가가 반토막이 났지만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887.37원에서 1591.98원으로 15.6% 내리는 데 그쳤다. 정액세나 다름없는 유류세 745.3원 등 세금만 939.34원에 달한다. 정작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가격 기준 제조원가는 430.74원이고, 여기에 정유사 마진 110.64원, 유통마진 111.26원 정도가 붙는다. 아무리 국제유가가 하락해도 소비자들이 제대로 체감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국제유가가 아무리 내려도 정액으로 고정된 유류세 때문에 유통 마진에서 기름값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다”며 “유가가 40달러로 떨어져도 세금 탓에 휘발유 가격이 ℓ당 1300원 이하로는 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주유소가 유가 하락기에 재고 손실을 의식해 국제유가 하락을 늦게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유류세 인하부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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