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김무성 리더십 철저해부

잘나가다 박근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남자’…도대체 왜?

취재/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06/29 [14:23]

시험대 오른 김무성 리더십 철저해부

잘나가다 박근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남자’…도대체 왜?

취재/김혜연 기자 | 입력 : 2015/06/29 [14:23]
즐기던 술도 끊고 경제는 물론 외교·국방·안보, 청소년 문제 ‘열공’
그러나 박근혜 앞에만 서면 ‘고개 숙인 남자’로 초라한 모습 반복
살아 있는 권력에 바짝 몸을 낮춘 자세는 정치 지도자로서 치명적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미래권력의 상징으로 비상(飛上)할 것인가, 친박들의 흔들기에 떠밀려 무대 밖으로 추락할 것인가.     © 사건의내막
미래권력의 상징으로 비상(飛上)할 것인가, 친박들의 흔들기에 떠밀려 무대 밖으로 추락할 것인가. 체제 2기를 맞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정치생명을 건 사생결단의 승부수를 띄워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1년 김무성 대표의 대권 고지를 향한 진격에는 거침이 없었다. 여권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특유의 정치력과 결단력을 발휘하며, 탁월한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성완종 파문이라는 핵폭탄급 악재를 뚫고 지난 4·29 재보선에서 압승도 거뒀다. “왜 김무성을 무대(무성대장)라고 하는지”에 대한 존재감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뚜렷이 떠오르는 대권주자가 없는 여권에서 그나마 차기 주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미래권력’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사건의내막=김혜연 기자]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년간의 행보를 통해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앞에만 서면 ‘고개 숙인 남자’로 전락하는 초라한 모습을 자의든 타의든 반복해서 보여줬다. 거구의 풍채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강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김무성 대표는 국민의 가슴에 팍 와닿는 한방을 날리는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판에 독자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 바짝 몸을 낮춘 자세는 정치 지도자로서 치명적이다. 현재 권력과 충돌하지 않으려는 그만의 차기 대권 전략이라는 설명만으론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회법 거부권을 행사하며 “‘배신의 정치’는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국민들께서 심판해야 한다”며 날을 세운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배신의 정치’는 유승민 원내대표를, ‘패권주의’는 김무성을 지칭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사실상 ‘불신임 카드’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원조친박인 두 사람에게 손톱만큼이나마 애정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됐는데 이제는 비주류를 넘어 불신 대상으로 지목해 버렸다.
그렇다면 김무성 대표가 자리를 극도로 낮추고 ‘박근혜 코드’에 맞추려고 몸부림 쳐도 번번이 외면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 대통령이 어떤 경우에도 김무성 대표를 제압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는 반면 김무성 대표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잡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으로 불어닥칠 정치권 사정 바람과 연관지으려는 시각도 많다. 검사 출신인 황교안 총리가 임명되면서 여의도에도 사정 칼바람이 불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정기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정치인 대상 관련 첩보를 입수하라는 지시를 내려 광범위한 자료를 축적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최근 김무성 테마주로 주식이 폭등한 사돈 기업 엔케이사를 놓고 수사기관에서 내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정치권은 이와 관련 김무성 대표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일찌감치 사정기관에 포착돼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년 거침없이 질주, 그러나…
지난 1년간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대표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제압하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김무성 대표의 당 대표 당선 이면에는 권력을 독점하려고 박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아선 ‘완박(완장찬 친박)’만이 득세하는 여권구도에 의원들과 당원들의 반감이 투영된 측면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무성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후 숨 돌릴 틈도 없이 치러진 7·30 재보선에서 11대 4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제압했다. 당권을 잡은 지 보름 만에 재보선에서 대승해 비주류의 한계를 딛고 당내에 안착했다.
위기를 맞을 때마다 특유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지난 4·29 재보선을 20여 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7명이 포함된 권력 실세 8명이 한꺼번에 ‘검은돈’ 의혹에 휩싸인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권 2인자인 당시 이완구 총리와 허태열·김기춘·이병기 전·현직 대통령비서실장 3인의 이름이 나란히 리스트에도 올랐다. 홍문종·유정복·서병수 등 친박계 실세 의원과 광역단체장들에게 건넸다는 돈은 불법 대선자금 가능성으로 확대됐다. 여론은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새누리당은 전패 위기에 몰렸다.
김무성 대표는 성완종 사태 초반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어 특별검사 수용 의사까지 밝히는 정공법으로 치고 나갔다. 야당의 대선자금 수사 요구에 여야 동시 수사를 주장하며 역공도 폈다. 노무현 정부의 성완종 특별사면 의혹을 부각시키면서 파문의 프레임 자체를 돌려놨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도중 이완구 총리의 자진 사퇴도 이끌어냈다. 위기가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것을 차단하면서 오히려 여론을 역전시켰던 것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5선 관록의 정치력과 결단력은 물론 해결사로서의 능력도 보여줬다는 ‘김무성 찬가’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여권 내 잠룡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김무성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강화되는 반사이익까지 챙겼다. 충청권 맹주로 급부상하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쓴 채 대권가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경남지역에서 무상급식 이슈를 만들어 보수층에 구애하던 홍준표 경남지사도 정치력을 회복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
친박계가 차기 대안으로 눈독을 들이던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성완종 쓰나미에 휩쓸려 입지가 위축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의 정치보복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거론된 것 자체가 그에게는 치명상이 됐다.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잠재적 대권주자로 기회를 엿보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친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입장이다.
성완종 파문의 한가운데 박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출발시간까지 미루며 다급히 김무성 대표를 불러 독대한 건 상징성이 컸다. 박 대통령이 ‘김무성 대표의 존재감’을 인정한 제스처로 해석됐다. 의지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자연스럽게 김무성 대표의 위상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여권의 권력지형이 재편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강화된 입지가 곧바로 대권가도에서 순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에 대한 박 대통령과 친박 실세그룹의 불신은 생각보다 강했다. 박 대통령이 위기 때마다 김무성 대표를 찾지만 위기를 넘기면 외면하는 일이 여지없이 반복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사실상 사퇴하라고 요구한 메시지에서는 KY(김무성·유승민) 라인에 대해 적대감마저 감지된다.

번번이 朴에 뭉개지며 리더십 상처
김무성 대표가 특정 사안에 대해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경우가 몇 번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분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로 정리됐다.
비박계 지도부 등장 이후 대표적 신경전은 ‘상하이 발언’으로 불리는 ‘개헌론 파문’이다. 지난해 10월16일 김무성 대표는 방중 기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논의와 관련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 터질 것이고,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선 대통령이 외교·국방을 담당하고 국회에서 뽑힌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모델로 제시하기까지 했다.
언론은 즉각 여당 지도부와 광역단체장 등 주요 포스트에 비박계가 우위를 점하자 개헌론을 고리로 ‘친박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김무성 대표가 자리를 극도로 낮추고 ‘박근혜 코드’에 맞추려고 몸부림 쳐도 번번이 외면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건의내막

다음 날 김무성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자 “제 불찰이다” “대통령께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온 뒤 청와대는 “김 대표가 중국에서 개헌 발언을 한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개헌 이야기를 입 밖에도 꺼내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도발을 감행했다. 김 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치인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나아가 “지난 2년 동안 고위 당·정·청 회의가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며 “앞으로 당이 주도해서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겠다”고 치고 나갔다. 정부의 건강보험료 개편 백지화 등 정책 혼선에 대해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을 쏟아내고 조변석개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에게 부담을 더 드리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했느냐 하는 것을 우리는 항상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는다고 하면 그것이 정치인이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물론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기보다 최경환 부총리와 안종범 경제수석을 포함한 경제라인의 잘못된 조언과 정책을 지적하는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제압당하는 한계를 보였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놓고도 당·청이 갈등을 빚었다가 사실상 청와대의 요구를 수용하는 선에서 봉합됐다.

고개 ‘들면 마찰’ ‘숙이면 거수기’
특히 김무성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다 결국 박 대통령에게서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당장 유승민 원내대표가 치명상을 입었고, 동반 책임론에 휩싸일 경우 김무성 대표의 차기 구상 자체가 틀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을 향한 짝사랑이 번번이 묵살당하는 상황에서 체제2기를 맞는 김무성 대표는 자신의 리더십으로 ‘차기’에 다가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시점에 서게 됐다. 박 대통령과 밀고 당겨주며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고스란히 물려받으면 좋겠지만 현재로는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근혜 코드’ 맞추려고 몸부림 쳐도 번번이 외면당하는 이유는 무엇?
박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김무성 대표 제압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
김무성 대표가 치명적 아킬레스건이 잡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 솔솔


친박계를 비롯한 여권 일각에서 “김무성 대표가 국정을 맡을 만한 자질을 가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해소해야 한다. 비판하는 쪽은 “김무성 대표가 언론에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건 잘한다. 그러나 경제나 행정의 실질적 문제에 관해선 내공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그 예로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았느냐”고도 비판한다.
물론 김무성 대표가 즐기던 술도 끊고 과외공부를 많이 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경제는 물론이고 외교·국방·안보, 심지어 청소년 문제까지 파고든다고 한다. 취임 초기 실수를 여러 번했고, 상하이 발언처럼 언론 대응도 미숙했다는 점은 측근들도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은 김무성 체제가 안정됐고 언론 대응도 조직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여전히 대권주자로서의 자질이 벼락치기 공부를 한다고 해서 메워질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당초 김무성 대표는 당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다른 면에서 박 대통령과 대립하지 않는 전술을 연말까지는 구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임기 절반을 향해가는 박 대통령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작년에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 파동으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마음은 급한데 야당의 강력한 태클로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레임덕에 들어갔다는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믿을 건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협조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면 자연히 김무성 대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정치인은 물론 재계와 관가도 넘어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높았다. 결정적 힘은 당 대표로서의 공천권 행사. 선거구 획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고, 총선 공천권으로 의원들을 요리하면 지금은 ‘박심’을 헤아리며 사안마다 각을 세우는 친박들도 대거 투항해올 것인데 서두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살아있는 권력 박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국민적 지지도 없고 대적할 역량도 부족한 마당에 최선의 전략이 청와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연말까지 시간만 때우면 권력이 넘어올 것으로 낙관한 측면도 엿보인다.
김무성 대표의 또 다른 무기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다. 국민이 직접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새누리당 총선 후보를 정하겠다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다. 특히 지도부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전략공천’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개인적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2008년과 2012년 공천에서 두 번이나 탈락했다. 2008년에는 이른바 ‘친박인 김무성 배제 공천’이 논란이 됐다. 4년 후에는 역으로 친박 핵심들에게 김무성 대표가 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충격이 매우 심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김무성에게 오픈프라이머리는 미래 전략을 고려한 다목적 카드로서의 의미도 강하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 의원들에게 달콤한 유혹이다. 지명도가 높은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김무성 대표에게 의원들의 세가 몰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픈 프라이머리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야당이 반대하기 때문에 야당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법제화가 불가능하다. 정치 신인들의 반발도 극심하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강조한다. 당 지도부가 가진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무턱대고 반대하기도 힘들다. 김 대표는 18대 총선과 19대 총선 때 낙천한 경험이 있다. 비박계 지도부인 ‘K·Y(김무성 대표·유승민 원내대표) 라인’이 공천권을 내려놓으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는 ‘공천 학살’ 우려에 떨지 않아도 된다. 김 대표가 줄곧 ‘계파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친박계 끌어안기의 일환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오픈 프라이머리를 내년 총선부터 적용한다는 당론을 정했다. 4·29 재보선에서 이를 도입해 공천자를 뽑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27년 동안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서울 관악을에서 오신환 후보가 당선됐다. 야권 분열의 어부지리 덕이라고 하더라도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호의적인 여론이 당내에서 형성됐다.

김무성, 사생결단 승부수 던질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여당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능동적으로 국정의 키를 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깊게 드러냈다. ‘구태정치’ ‘배신의 정치’ ‘패권주의’ 등 원색적인 표현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임기를 절반 남겨둔 시점에서 국정 전환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면 남은 임기 동안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끌려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적으로 이번 선택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읽힌다. 거부권 행사를 통해 강한 메시지를 던져 여권의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청와대 위주로 권력구도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났다. 만약 그게 불가능하면 새누리당과 남은 임기 선을 긋고 ‘마이웨이’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상결단의 승부수를 먼저 던진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어떤 수로 응수를 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당분간도 김무성 대표가 몸을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만큼 김무성도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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