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문재인 흔들기…결국 공천권 때문이었나?

[칼럼니스트 최인혁의 직·설·직·언]

글/최인혁(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5/26 [11:00]

그들의 문재인 흔들기…결국 공천권 때문이었나?

[칼럼니스트 최인혁의 직·설·직·언]

글/최인혁(칼럼니스트) | 입력 : 2015/05/26 [11:00]
‘친노 패권주의’ 거론하며 문재인 흔드는 비주류 뒤엔 김한길 의원
 패권주의 비난하면서 패권 꿈꾸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자가당착!

1. 비노의 문재인 흔들기, 결국 이것 때문이었나?
▲ ‘친노’ 해체를 빼면 정치인생에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김한길 (오른쪽)의원이 이번에도 ‘친노’ 타도와 ‘문재인 흔들기’의 중심에 있다니 참 모질고 질긴 인연이다.    
재보선 패배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하루빨리 당을 재정비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이 모습은 한심함 그 자체다. 이런 모습은 저 정당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맥없이 고꾸라지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대단히 낯이 익다. ‘친노’, ‘문재인 책임론’, ‘패권주의’ 등의 네이밍이 붙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세력에 이르기까지, 2012년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두고 극심한 내분에 시달렸던 당시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 불행하게도 저 정당은 지난 2년 동안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2년 전 발간된 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보고서’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무려 360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책의 요지는 패권주의에 빠져 있는 ‘친노 해체’로 집약된다. 보고서는 당을 장악한 친노들이 패권주의에 빠져 강경 일변도의 당 노선을 고집한 결과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한 것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 분석은 비단 대선 패배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몇 개월 전에 치러진 4·11 총선 참패에서도 똑같은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총선에서도 이미 선거 전부터 ‘친노 패권주의’와 ‘계파주의’가 녹아든 공천이라는 비주류의 강력한 반발과 당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이 여과 없이 국민에게 생중계됐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은 ‘네이밍’의 무서움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비주류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 ‘계파주의’ 등은 모두 부정의 이미지를 유발한다. 원래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이 만들어낸 ‘친노 프레임’을 비주류들이 고스란히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친노 프레임’의 원조가 보수신문들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민주세력의 숙적들이 만들어낸 정치공학의 비루한 산물을 비주류들이 여과 없이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는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패권주의에 찌든 친노들의 기득권 정당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당내에 친노를 극도로 혐오하는 비주류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조·중·동이 옛 민주당을 공략하기 위해 네이밍한 ‘친노’와 ‘패권주의’ 같은 악의적 수사를 아군을 향해 난사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지를 않는다. 한마디로 ‘적의 적은 친구다’라는 명언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당내 헤게모니 싸움을 ‘친노·주류’와 ‘비노·비주류’의 대결로 몰아가는 것 역시 정치공학적으로 아주 계산적인 네이밍에 해당된다. 당권을 가진 자들이 주류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친노’에게는 언제나 주류라는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곧 ‘주류·패권주의’라는 부정의 이미지로 확장되어 왔다.
그런데 김한길로 대표되는 비주류가 당권을 잡았던 ‘김한길 대표 체제’에서도 비주류들은 ‘친노·주류’, ‘비노·비주류’라는 네이밍을 그대로 고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캐치프레이가 친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친노는 영원한 주류, 친노는 패권주의에 빠져 있는 계파라는 프레임은 이렇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들이 당을 나락으로 이끄는 줄도 모르고 끈질기게 ‘친노·주류’, ‘친노·패권주의’를 외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지난 5월13일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가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이 5월13일 문재인 대표와의 오찬회동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공천혁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표에게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민집모’의 일원인 유성엽 위원은 공천혁신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정청래 최고의원과의 설전 이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칩거에 들어간 주승용 최고의원을 거론했다. 알려진 대로 주승용 최고의원은 비주류를 대표하는 김한길 의원의 측근이다. 이는 결국 동교동계와 손을 잡고 ‘친노 패권주의’를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를 흔들고 있는 비주류의 뒤에 김한길 의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한길 의원의 정치인생은 친노 해체의 ‘한길’로 통한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창당과 해체, 그리고 이후의 친노와 비노 간의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가 실제로 노무현을 얼마만큼 증오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그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서 시작된 친노와의 전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증오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질긴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친노’ 해체를 빼면 정치인생에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김한길 의원이 이번에도 ‘친노’ 타도와 ‘문재인 흔들기’의 중심에 있다니 참 모질고 질긴 인연이다.
김한길 의원으로 대표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는 표면적으로 친노들의 계파주의와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집모’의 ‘공천혁신특별위원회’ 요구에서 보듯 정작 그들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지분확보와 권력투쟁을 통한 비주류의 꼬리표 떼기가 우선이다. 계파주의를 꼬집으면서 계파(비주류)를 이루고, 패권주의를 비난하면서 패권을 꿈꾸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자가당착이다.
세상에는 고쳐 쓸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모습이 저 둘의 중간 어디쯤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정당에게 애매모호함은 치명적 결함이다. 누가 나에게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묻는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를 택하겠다. 저 당은 고쳐 쓰기엔 이미 너무 낡았고 지극히 무기력하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외치며 문재인 대표를 흔들고 있는 비주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결단은 대표직 사퇴일 수도 있고, 공천권 내려놓기일 수도 있고,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
지금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난세 중의 난세다. 어쩌면  ‘어중이 떠중이’들이 모여 있는 무색무취의 거대 야당보다 강력하고 투명하며 응집력 있는 소수야당이 더욱 필요한지도 모른다. 야성을 잃어버린 호랑이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물며 대한민국 정치는 비루하기 짝이 없는 정글이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밀림 속이 아니던가. 이쯤 해서 세상에는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표가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성완종 죽음’이 어떤 사람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건 명확
성난 민심에서 유유히 사라진 MB야말로 ‘성완종 리스트’ 최대 수혜자

2. 사라진 MB,그를 공개수배합니다

▲ 이명박 정권 시절의 실정과 부정 비리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당사자가 지금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 사건의내막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음은 일순간에 정가를 집어삼켰다.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이었던 자원외교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경남기업의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검찰은 의혹의 중심이었던 성완종 전 회장은 물론이고 그의 측근들과 가족들까지 광범위하게 수사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자금추적 등 성완종 전 회장의 주변을 이 잡듯이 파헤쳤다. 이에 성완종 전 회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장으로 정가에 구명의 손길을 뻗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에게는 자원외교를 향한 전 국민적 분노와 박근혜 정부가 천명한 ‘범죄와의 전쟁’의 불똥이 튀는 것을 막을 힘이 없었다.
탈출구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정치자금을 건넸던 전·현직 여권 실세의 이름이 적혀 있는 메모지와 육성파일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부도덕한 기업인이었는지 아니면 비루한 정치의 억울한 희생양이었는지의 조금 더 냉정히 따져 볼 문제다. 보는 관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의 죽음이 어떤 한 사람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무성 대표는 위풍당당했고 기세등등했다. 불리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재보선에서 막대한 전리품을 챙긴 김무성 대표는 선거 직후 치러진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엄청난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히려 차기 대권을 위한 전국적 지분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김무성 대표가 앞서 언급한 그 사람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니다. 비록 김무성 대표가 이번 재보선의 수혜자 중 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나 성완종 전 회장의 죽음과 오늘날 그의 위상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설사 연관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 소개하려는 이 사내에 비하면 비할 바가 못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성난 민심과 언론의 관심으로부터 유유히 사라져 버린 남자, 지금쯤 어딘가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지도 모르는 남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수혜자이다.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다더니, 자고 일어났더니 그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성완종 리스트’와 재보선 정국, 재보선 이후 여야가 선거 결과에 따라 각각 성대한 잔치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사이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위기에 처해 있던 그가 여론으로부터, 언론으로부터 완전히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실 ‘성완종 리스트’가 세상에 공개되기 직전만 하더라도 자원외교 5인방에 대한 국정조사 증인출석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출석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들을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채택시켜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언론은 연일 자원외교의 부정과 비리 의혹들을 대서특필했다. 그러던 것이 분위기가 불과 한두 달 사이에 감쪽같이 뒤바뀐 것이다. 운이라면 억세게 운이 좋은 것이고 의도된 것이라면 그 두려움이 산천초목을 떨게 만들 지경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사자방 사업’으로 인해 낭비된 국민혈세는 언론에 보도된 것만 100조원이 넘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부정·비리 의혹이 있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사자방 비리’로 명명된 이명박 정권의 비리 의혹의 중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따라서 국정최고통수권자였던 그에게 이명박 정권 시절의 실정과 부정 비리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당사자가 지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나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는 관행에 있다고 본다. 아주 멀게는 친일청산이 그랬고, 가깝게는 국정원 사건과 세월호 참사가 그랬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않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결과가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정서와 유리된 정치인의 잘못된 신념이 궁극적으로 국가 공동체에 얼마나 큰 해악을 입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정 실패에 따른 혈세낭비뿐만 아니라 그는 이명박 정권에서 자행된 각종 부정·비리·부패 의혹의 중심에 있는 부도덕함의 상징적 존재다.
그런 그가 사라졌다. 우리는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한다.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 거창하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도덕 교과서를 통해 배운 대로, 사회 규범을 통해 배운 대로 잘못된 것을 잘못 됐다 말하고, 고칠 것을 고치고 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사라진 MB, 그를 공개 수배해야 한다. 그래서 의혹들에 대해서, 그 책임에 대해서 반드시 물어야 한다.
<콘텐츠 출처=티스토리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http://windyhill73. tistory.com’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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