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박지만 막장 권력다툼 쇼킹 스토리

[정윤회 국정농단 의혹 후폭풍 입체추적 1]‘朴의 남자’들 최고 권부에서 피비린내 나는 파워게임

취재/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4/12/08 [13:11]

정윤회·박지만 막장 권력다툼 쇼킹 스토리

[정윤회 국정농단 의혹 후폭풍 입체추적 1]‘朴의 남자’들 최고 권부에서 피비린내 나는 파워게임

취재/김혜연 기자 | 입력 : 2014/12/08 [13:11]
‘그림자 권력’으로 통하는 정윤회 둘러싼 파문 연말정국 뒤흔들어
청와대 해명 ‘사실 아님’ 드러났고 비선실세 실체 고스란히 드러나

▲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을 운영해온 중심축이 정부나 청와대 공식적 기관에 있었던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의 숨은 실세 쪽에 있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 사건의내막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불려온 정윤회(59)씨를 둘러싼 파문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발단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에서 정씨의 비위 행위 첩보를 입수해 자체적으로 감찰에 나섰다가, 감찰 수행자들이 줄줄이 좌천되거나 옷을 벗게 됐다는 외압 의혹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였다. 대통령 하명도 없이 비선실세를 뒷조사하는 간 큰 행동을 했다가 찍혀나갔다는, 최고 권력의 그늘진 모습에 대한 얘기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가 나간 이후 청와대는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수많은 언론들도 앞다퉈 가며 후속으로 관련 의혹들을 쏟아내면서 상황은 폭발력을 갖기 시작했다. 앞서 “비선 라인은 없다”던 청와대 해명도 사실이 아니었음이 드러났고, 비선실세라는 실체가 전 국민 앞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취재/김혜연 기자
추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불려온 정윤회(59)씨를 둘러싼 파문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을 운영해온 중심축이 정부나 청와대 공식적 기관에 있었던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의 숨은 실세 쪽에 있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참사 수준으로까지 지적돼온 박근혜 정부의 인사가 결국, 국정을 좌지우지해온 비선실세 때문이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야당 표현대로라면 그야말로 비선실세의 심각한 국정농단 사건인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윤회라는 그림자 실세의 실체가 드러난 것보다 더 막장인 것은 또 한 명의 비선실세가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다.
측근 실세인 정윤회씨와 가족 관계인 박지만 회장이 그동안 권력암투를 벌여왔고, 이런 파워게임에서 밀린 박지만 회장 측에서 반격을 위해 정씨의 비위 행위를 뒷조사 해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정윤회씨에 대한 공직기강비서실의 감찰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 문제도 이런 비선실세들의 권력암투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정권 말기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져 뒤뚱거리고 있을 때나 나타날 법한 막장 상황이 임기 중반도 넘기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다. 정권은 지금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베일 가려진 정윤회, 그는 누구?
박지만 EG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친동생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는 얘기다. 그래서 항상 박 회장은 정치권에서 ‘정권의 숨은 실세’ 논란이 있을 때마다 핵심 타깃이 될 수밖에 없었다. 즉, 박 회장은 숨은 실세라기보다 널리 알려진 실세나 다름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정윤회라는 인물은 정치권에서도 이름이 생소했다. 지난 여름 야당의 일부 인사들이 ‘만만회’라는 비선조직 의혹을 제기하면서 드문드문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때까지도 그에 대한 정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었다.
정윤회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세월호 참사 당일이었던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적 의혹 논란이 커지면서였다. 특히, <산케이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정윤회씨와 밀회했다는 풍문을 근거로 한 의혹 기사를 내보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청와대는 이런 풍문을 보도한 <산케이신문>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강경한 대처에 나섰지만,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정윤회씨가 어떤 관계로든 굉장히 밀접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지난 1998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처음 국회의원이 될 때부터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이때부터 박근혜 의원의 비서실장으로 불려왔으며, 현재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보좌진도 정씨가 이때 발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씨는 국회의원실에서 일을 하면서도 보수는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록된 정식 보좌관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그렇게 활동하던 정씨는 박근혜 의원이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 박근혜 총재 비서실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에 복당하고 2004년 3월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서 정씨는 박근혜 의원 주변에서 사라진다. 요양을 간다는 말만 남겼다는 얘기가 전해지는데, 정씨는 이후로 정치권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종적을 감춘 것을 두고 눈길을 끄는 관측이 있었다. 박근혜 대표의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스스로 신변을 정리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박근혜 대표에게 자신의 존재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스스로 했었다는 얘기였다. 정윤회, 그가 고(故) 최태민 목사의 사위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씨는 학력도 고향도 나이도 무엇 하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가 최태민 목사의 사위라는 사실만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 관계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정치권에서 회자돼온 얘기였고, 박 대통령도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검증청문회 자리에서 최태민 목사에 대해 “마음에 와닿고 만나보고 싶어 만난 분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윤회는 바로 그 최태민 목사의 사위였던 것이다.
정씨는 이처럼 최태민 목사의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근혜 대표의 주변에서 사라졌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이후로 다시 정치권에서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에서 비선라인 ‘만만회’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만만회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지만 회장, 정윤회씨 3명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지칭한 말이었다.

윤회란 실세 드러난 것보다 더 심각한 건 또다른 비선실세 존재
상황은 갈수록 정윤회 vs 박지만 사이의 갈등으로 확전되는 모양새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 vs 박 사이의 권력암투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


▲ 정윤회라는 그림자 실세의 실체가 드러난 것보다 더 막장인 것은 또 한 명의 비선실세가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다.     © 사건의내막
당시 이 같은 비선라인 의혹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지금 그 의혹의 실체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박지만 라인 조응천, 정윤회와 진실공방
정윤회 감찰 내용이 담긴 청와대 보고서가 유출된 데 따른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정씨와 대립각을 쌓고 있는 박지만 회장의 인맥으로 분류된다.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지만 회장의 인연은 지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근무하던 조 전 비서관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던 박지만 회장의 담당검사였다.
이때 조 전 비서관은 박지만 회장에 대해 법원에 비교적 가벼운 치료감호를 청구하면서 깊은 신뢰를 쌓게 됐고, 이후로 2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으로 파견 중이던 박 경정에게 정윤회씨 감찰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으며, 이 때문에 지금 정씨와 함께 파문의 중심에 서 있다. 이처럼 조 전 비서관과 박지만 회장의 관계를 추적해 들어가다 보면, 사실상 정윤회씨와 조 전 비서관 사이의 진실공방 갈등 이면에는 정씨와 박지만 회장의 갈등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다만, 조 전 비서관은 12월3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을 박지만 회장 사람이라고도 한다’는 질문에 “나는 오직 대통령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밖에서는 과거 일 때문에 자꾸 나와 박 회장을 연결시킨다”고 박 회장 사람으로 분류되는데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처음 만날 때 관계가 그렇다 보니 박 회장이 나를 쉽게 보지 않는다”며 “다소 껄끄럽게 생각하는 면도 있다. 나 역시 박 회장이 오더를 내린다고 그대로 따를 사람도 아니다”고 일단 선을 긋기는 했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정윤회 vs 박지만 사이의 갈등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직접적으로 이번 사태의 본질이 결국 두 사람 사이의 권력암투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12월4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청와대 내부의 권력암투”라며 “국민들은 이번 사태의 진정한 배후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대변인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청와대를 정조준해 진실공방을 벌인 참모진이 없었다는 점에서 조응천 전 비서관의 대응은 남다르다”며 “그는 대통령의 ‘엄벌’ 발언에도 검찰 수사를 피해 과감히 증거 수집을 위한 ‘잠수’를 택하는 등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변인은 “이를 두고 ‘청와대의 권력암투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이 모든 정황은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 대변인은 이어, “이번 사태는 정윤회와 조응천의 싸움이 아니라 더 큰 세력의 권력투쟁, 즉 정윤회로 인해 권력에서 밀려난 박지만 라인과의 싸움”이라며 “박지만 라인으로 분류되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 ‘1호 국장’으로 불리다 청와대에서 물러난 사유부터 육사 37기의 핵심보직 임명부터 해임까지 모든 정황이 이들을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대변인은 “‘비선라인 공직문란’ 사태 과정에 대한 의혹은 결국 ‘박지만·정윤회’ 권력투쟁이 아니냐는 결론에 이른다”며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이들의 싸움으로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존립이 위태로워지기 전에 의혹에 대한 명확한 수사와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청와대 깊숙한 곳에서 무슨 일 벌어진 건지, 국민들은 참담하다”면서 “숨어 있는 진실은 얼마나 큰 것이냐”고 개탄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12월4일 브리핑을 통해 “취임 2년차에 이런 혼란을 가져온 정권이 있었는지, 나라를 이리 폐허로 만든 정권이 있었는지 그저 참담할 뿐”이라고 혀를 차면서 “정윤회 게이트를 둘러싼 온갖 의혹과 진실공방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언론사를 고소하며 법으로 겁박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정권의 심기만 살피는 충실한 검찰을 이용해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면서 “대체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이 얼마나 큰 것이길래 청와대가 계속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는 것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지금 우리 국민은 큰 충격 속에 빠져 있다. 정윤회·박지만의 권력놀이, 이들의 대리전 양상을 띤 청와대 부속실과 민정수석비서관실의 파워게임, 청와대와 문건 작성자들의 진실공방 등 대체 박근혜 정권 지난 2년간 청와대 저 깊숙한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국민은 지금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자신들의 권력놀음 앞에 대한민국마저 제물로 바치려는 세력들을 국민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정윤회·박지만의 권력놀이와 문건 작성자들의 진실공방에 국민은 충격
박근혜 정권 지난 2년간 청와대 깊숙한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정윤회 “이번이 벌써 두 번째” 분노
사실 정윤회씨와 박지만 회장 간의 권력암투 얘기는 어제오늘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3월 <시사저널>은 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회장이 지난해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박지만 회장을 미행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정윤회씨였다.
정씨는 이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보다 중요한 사실은 박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핵심 측근 실세로 알려진 정씨와 박지만 회장 두 사람 관계가 썩 좋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데 있었다.
<시사저널>은 “여권 내에선 ‘정윤회 및 비서진 3인방’과 박지만 회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서로 대척점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한마디로 여권 내에서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 인사와 관련해 비서진 3인방이 박지만 회장 측 인사들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는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도 “지난해 현 정부가 출범할 당시 박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청와대 직원으로 임명되는 것을 비서진 3인방이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박 회장뿐 아니라 박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박 회장 쪽과 정윤회씨를 비롯한 비서진 3인방 쪽의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정윤회 감찰 보고서’ 논란도 이런 정씨와 박지만 회장 간의 권력암투 과정에서 드러나게 됐다는 관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정씨는 지난 12월2일 YTN과 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강하게 분개하며 “이번이 벌써 두 번째”라고 말했다. ‘두 번째’라는 표현 자체가 박 회장을 겨냥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정씨는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에게도 “그쪽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라”고 사실상 강경 대처를 주문했음을 밝혔다. 박지만 회장 측과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지만 회장도 가만 있지 않을 모양이다. 12월5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정윤회씨가 지난해 미행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부인하면 내가 직접 나서서 반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주변인사들이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논란을 계기로 박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이냐”고 묻자,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테니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씨가 끝까지 거짓말을 하면 그때는 내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나는 가만히 있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 인사가 전했다.
결국 ‘박지만 미행설’을 다룬 <시사저널> 보도는 오보라는 정윤회씨의 주장에 대해 박 회장은 정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정면 반격을 가하고 나선 셈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박 회장과 가까운 한 지인도 박 회장이 <시사저널> 보도에 대해 “기사를 보면 내가 골목에서 기다리다가 미행하던 자를 잡았다고 돼 있으나 내가 직접 나서 그렇게 했겠나”라면서 “그러나 그 대목만 잘못됐고 나머지 내용은 대체로 맞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론은 정윤회·박지만 모두 벼랑
그런 가운데, 이번 청와대의 정윤회 감찰 보고서는 제3자가 유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세계일보>는 “청와대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제3의 내부 인물이 문건을 유출했다는 증언이 나온다”며 “빈 사무실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감찰 보고서 작성자인 박 경정의 서랍을 열어 문건을 복사했다는 것이다. 박 경정이 평소 열쇠를 두는 장소를 아는 내부 인사는 3~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점은 조응천 전 비서관의 증언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조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박 경정이 아닌 제3자가 범인으로 지목된 보고서가 5~6월 민정수석실에 올라갔다”며 “문건을 빨리 조사해 조치를 취하라고 건의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나중에 보고서 유출 책임을 뒤집어씌우지 말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마 민정수석실은 박 경정을 범인이라고 대통령에게 이미 보고된 것을 나중에 뒤집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정윤회씨는 조 전 비서관의 이 같은 ‘제3자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증언을 내놓았다. 정씨는 12월2일 언론 인터뷰에서 조 전 비서관의 지시로 직접 감찰 보고서를 작성한 박 경정과 통화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박 경정은 그런 적이 없다고 그러더라. 처음에 그러더니 나중에는 위에서 쓰라는 대로 썼다면서 자기는 ‘타이핑한 죄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정씨는 이어, “박 경정이 저한테도 한 얘기가 ‘조응천 비서관이 누군가를 만나보라고 했다. 그래서 만났다. 그랬더니 그 사람한테서 제보를 받았다. 그래서 조응천 비서관이 이렇게 이렇게 쓰라고 해서 그대로 썼다.’ 이게 정확한 멘트”라고 덧붙여 전했다.
박 경정과의 통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씨에 대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의 감찰 문건은 조응천 전 비서관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정씨는 이 때문에 감찰 문건에 담겨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그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저는 그건 조작이라고 생각한다.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을 중심으로 조작된 문서를 만들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요약하면, 조응천 전 비서관은 보고서 내용이 60% 이상 사실이며 이 보고서를 박 경정이 아닌 제3자 누군가가 외부에 유출시켰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윤회씨는 조응천 전 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박 경정이 사실무근의 허위 보고서를 조작해 만들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정황상으로는 파워게임에서 밀린 박지만 회장 측이 정윤회씨를 깎아내리기 위한 조작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12월4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윤회 동향 보고서를 작성한 박 경정이 청와대를 떠나기 일주일 전쯤 자신이 작성한 주요 보고서 100여 건을 출력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이 출력해 가져간 100여 건의 문서들 중에는 정윤회씨 동향 보고서를 포함한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관련 문건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이 보도 내용대로라면 박 경정이 청와대 문건을 외부로 유출했고, 이 과정에서 언론 등 외부로 새어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신문은 “청와대에서 문서를 인쇄·출력할 경우 신분증 등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 누가 인쇄했는지 기록이 남는다”며 “검찰은 청와대 측에서 의심하고 있는 문건 유출 경로(박 경정→서울경찰청 정보 경찰→일부 언론)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것이 본질은 아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과 함께 박지만 회장 라인으로 불리는 박 경정이 이 문건들을 왜 가지고 나왔냐 하는 것이 본질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 박지만 회장이 있었을 가능성이 핵심이다. 정윤회씨와 대척점에 서 있는 박 회장이 정씨를 모함하기 위한 조작을 벌였을 가능성이다.
이번 사건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시작으로 불거진 만큼, 언론과 야당에서는 지금 대다수가 정씨의 ‘국정농단’ 문제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고 있다. 물론, 정씨가 각종 인사에 깊숙이 개입하며 국정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았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씨와 힘겨루기에서 밀린 박지만 회장과 조응천 전 비서관 등의 반격 시나리오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결국, 정씨뿐 아니라 박 회장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권력의 비선실세들이 활개를 치며 권력 암투를 벌여왔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그들이 파워게임 차원에서 온갖 인사에 개입하며 국정을 혼탁하게 만들어왔다는 의혹도 봇물을 이룬다. 비선실세들에 대해 반드시 진실규명을 해야만 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는 이유다.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4자방 국정조사에 당력을 모으려했던 야당은 이제 또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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