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 직면, 심각한 ‘저출산’

출산 위기 국가…“아이 낳는 것은 사치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03/19 [11:46]

최악의 시나리오 직면, 심각한 ‘저출산’

출산 위기 국가…“아이 낳는 것은 사치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03/19 [11:46]

2017년 출산 통계의 수치는 사실상 예상되어 있었다. 각종 국내외적 악재로 인해 혼인과 출산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은 자명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올라갈 기미가 적다는 점이다. OECD 국가를 외치지만, 이들에 비해 상당히 적은 출산 지원 정책은 출산을 해야 할 20~30대에게는 절망으로 다가온다. 이에 젊은 층들에서는 꼭 아이를 낳아야만 하는가라는 고민에 비혼족 딩크족 등 아이없는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만 늘어나고 있다.

 


 

역대 최저 신생아 기록 갱신사상 첫 30만명 진입

10100조 가까이 투자했지만출산 대책 무용론

먹고 살기도 팍팍해진 현실죄악된 고난의 대물림

가치관 변화로 출산 싫어하는 경향딩크족의 증가

 

▲ 지난해 신생아가 최초로 30만 명 대에 진입하면서,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출처=PIXABAY>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은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려고 최근 10여 년간 10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출생아가 4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다. 그간의 노력이 출산·양육에 관련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저출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각계로 확대하는 등 사회 분위기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는 있었으나 출산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저출산은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 과정과 관계된 복합적인 문제인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7700명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1980년대 80만 명대를 웃돌던 출생아 수는 감소를 거듭해 2002492000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40만 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던 출생아 수는 2012484000 명까지 올라섰지만 2016406000명까지 다시 떨어졌고 지난해 결국 30만 명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201612월 장래인구를 추계하면서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로 가정한 1.07명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에 따른 인구 정점 시기는 2031년에서 2027년으로 4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 감소 시기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2016년 전망한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OECD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바닥 수준이다. 2015년 기준으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1.30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는 한국, 폴란드, 포르투갈 등 3개국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이상 저온으로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등 사망자 수가 사망원인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자연증가 규모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출생에서 사망을 제외한 자연증가 규모는 72000 명으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지난해 낮은 혼인율, 높은 청년 실업, 높은 집값 등에 비춰보면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합계출산율이 또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출산 대책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5개년마다 저출산·고령사회 중장기 정책목표와 기본방향을 담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5개년 계획은 출산과 양육은 물론 출산의 걸림돌로 지목되는 고용, 주택, 교육 정책까지 포함했다.

 

2020년까지 추진되는 3차 계획에는 신혼부부 맞춤형 행복주택 특화단지를 5곳에서 10곳으로 늘리고 자녀가 셋 이상인 가구에 주거보장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자녀 가구 우대 혜택도 담았다.

 

이 같은 저출산 1·2차 대책에 쏟은 예산만도 10년간 80조 원에 달하고 3차 계획에만 총 1975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출산 대책이 대부분 재정 지원에 그칠 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출산은 청년 실업 등 경기와 함께 주거, 교육 등 여러 가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더욱 지역·연령 등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상당수 신혼부부들이 거주비 지출이 커지면서, 아이를 쉽사리 갖지 못하고 있다.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먹고살기 힘들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애를 낳는 연령, 20~30대의 청년 층이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청년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 요인이다. 일단 아이를 낳기에는 금전적, 직업적 제한이 너무 큰 것이다.

 

일단 취업난이다. 날이 갈수록 한국경제는 악화되고, 젊은층의 취업난 해소는 요원하다.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평균소득의 감소로 이어진다. 사회의 부를 상위 1%가 독점하고 있고, 중산층 및 서민계층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가는 상황에서 아이 낳는 것은 물론이고 혼인부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결혼을 한다고 해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 외벌이로는 사실상 생활조차 힘든 상황에서 아이까지 낳으라고 하는 것은 국가의 통큰 지원이 없는한 힘든 것이다.

 

또한 국가가 출산에 대한 지원을 통크게 하며 장려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직장은 출산을 환영하는 무드가 아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육아라는게 큰 벽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한국사회는 아직 여성들이 결혼을 한다면 당연히 회사와 가정에서 빨리 직장을 그만두라는 압박을 주며, 출산을 한다고 해도 양육시설의 부족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힘들어서 경력 단절의 위험이 크다.

 

때문에 커리어도 커리어지만, 육아에 드는 경제적인 압박과 부담이 심하기에 곧 출산의 기피와 출산율 저조로 이어진다.

 

최근에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우 육아에 필요한 일손을 정부에서 거들자 여성의 사회진출이 곧 출산율의 증가로 이어졌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오히려 대기업들이 나서 저임금, 고노동, 더 적은 배려, 고용불안 등을 양산해 출산을 생각하는 여성들이 아이 낳을 생각자체를 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이런 모든 것을 다 뛰어 넘었다고 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이다. 그나마 자신 명의에 집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집에 임차(전세, 월세 등)를 해서 살 경우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출산 여유가 없다. 또한 임차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도 만만찮아 아이를 낳기 어려워 지는 것이다.

 

실제로 신혼부부 상당수가 소득 상위계층에 머물기 힘든 구조상 소득의 1/5 이상 주거비로 지출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혼준비 자금, 학자금 대출 등 수많은 돈의 지출을 빼고 나면 아이를 키울만한 금액이 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도시·구도심 지역일수록 땅값이 높아 자가점유율이 낮고, ·월세도 비싸 출산율도 낮은 반면, 지방·신도시·재개발 지역으로 신규 분양 주택(주택 건설연령 2년 이내)이 들어온 경우 자가 점유율이 높고 전·월세비율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출산율도 높아진다. , 주거형태가 안정되어야 출산율이 높아진다.

 

결국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최근에 청년들은 자신만의 현실적 고충을 넘어서서 자식들에게 이런 불안한 삶을 물려줄 수는 없다라는 이타적이고 양심적인 생각도 저출산으로 가는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 최근에는 젊은층의 가치관의 변화로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인 ‘딩크족’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출처=MBC 영상 캡처> 

 

딩크족의 증가

 

이처럼 최근의 청년층 사이에는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기류로 인해 아이를 더더욱 갖지 않으려 한다. 물론 출산율이 한창 높았던 과거에도 청년층은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교육의 질의 향상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비혼 문화도 출산율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핵가족화로 인한 개인주의적 환경이 조성된 상태에서 성장한 1970년대 생 이후의 가치관 역시 자연스럽게 개인주의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가 개방적이 되어가면서 이전엔 한국 특유의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사회에서 나올 수 없었던 손해를 보면서까지 결혼, 연애할 필요 없다, 아이를 낳으면 몸매, 체형이 망가지게 되므로 아이를 낳기 싫다, 굳이 부양해야 할 가족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가치관도 자유롭게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피곤함과 번거로움을 참아가면서까지 그 사람을 상대하기 싫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성, 이성 이전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와더불어 원룸, 편의점 등 혼자서도 살아가기 충분한 환경이 1990년대에 이미 조성되기 시작했다. 각종 성격차이와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까지 타인을 만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인구수는 점차 증가한데다가 혼자서도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된 것이다. 굳이 결혼과 연애하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를 거부하는 인구수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결국 혼자 생활할 수 있는 환경과 각종 시설, 서비스산업의 증가, 각종 인스턴트 식품과 다양한 조리제품의 등장, 개인주의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에 의한 일방적 양보에 대한 거부,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성격차이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상태이므로 저출산과 저출산의 전단계인 독신화 및 비혼문화가 발달하는 것이다.

 

1인가구화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지만 미국에서는 1980년대, 일본에서는 2000년대에 이르러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결국 비혼 문제를 돈이나 인위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또한 자녀의 대한 관점의 변화도 저출산의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90년대 이후 개인주의화가 진척되면서 자녀를 필수품이 아닌 있어도 되는 존재, 없어도 되는 존재라는 시각도 증가했다. 미혼, 만혼과 함께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시각도 확산되면서, 출산을 거부하는 부부도 등장한 것이다. 이를 뜻하는 신조어로 딩크족(DINK·맞벌이 무자녀 가정)이 있다.

 

1980년대까지도 한국은 자녀 없는 부부를 한쪽에 문제 있는 것처럼 인식하였으나, 자녀가 필수는 아니라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편견도 깨지게 됐다.

 

개인의 인권과 권리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부모 역할에 대한 반감과 거부감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자녀에 대한 희생을 거부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독립시킨다거나, 이혼 후 자녀를 버리고 재혼, 재가하는 부모 등도 존재했지만 대부분 도덕적으로 질타당하거나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개인의 권리, 인권 측면이 부각되고, 부모의 선택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등장하면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무조건적 희생을 당연시하는 것도 점차 사라지게 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생물학적으로는 현재의 헬조선으로 이야기되는 우리나라는 종족을 번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생존본능이 종족 보존본능을 억누른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꼭 낳아야 하나?

 

결국 이같은 경제적 요인과 가치판단적 요인으로 인해, 현재 한국 사회가 원하는 방식으로는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리나라는 1998년 김대중 정부부터 뒤늦게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세우기 시작하였고, 그 뒤로도 꾸준히 계승되어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쳐, 2016년 현재 각종 출산비 지원, 신생아 출생시 출산장려금 지원, 자녀 양육비 지원 등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매해 출산율이 꾸준히 저하하면서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 돈만 지원하는 식으로 행한 출산장려정책은 실패가 입증된 상황이며, 개인의 성격과 환경, 선택권을 간과한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에 청년층 일각에서는 꼭 아이를 가져야 하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가 및 사회를 위해 아이를 갖기에는 자신과 아이가 모두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를 위해 개인이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하는 이유가 없으며 자식을 낳아서 키울 만한 경제력이 모자란 사람들도 많다. 게다가 과거에는 자식을 가문의 대를 잇는 부모의 분신쯤으로 여겼지만 현대에는 자식이 부모와 유전자만 같을 뿐이지 엄연히 독립된 인격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식이 스스로 태어나기를 바란 것이 아니니 낳는다면 아이를 최대한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론이 대두되어서 도의적 부담도 상당히 크다.

 

또한 출산율 증가가 오히려 나쁘다. 현 세대의 출산율이 현 세대와는 무관하겠으나, 다음 세대의 취업난과 대학입시 경쟁률을 가중시킨다. 현재도 대한민국의 경우 1960년대에 출생한 사람들(베이비붐 세대)이 너무 많아서 이 때문에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대학 입시에서도 경쟁률이 올라가 인생의 황금기인 10, 20대를 그저 입시위주 교육에만 매달려야 하는 현실이라서 아이들의 행복도와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 주장인 사람들의 논지 중의 하나가 취업난부터 풀고 출산을 말하자라는 것이다. 사회 가치판단의 선후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이에대해 한 전문가는 국가의 정책실패로 고착화된 1:99의 사회구조 때문에 중산층은 무너지고 서민층이 빈곤층으로 바뀐 상황에서 과연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어설픈 지원보다는 현재의 비정상적인 헬조선헤븐 조선으로 바꿔 아이 낳아도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는 선진국들 출산율 증가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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