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특집] 무술년 정계 달구는 ‘지방선거’ ‘재보선’ ‘개헌’

“여름 장악한 정당이 향후 주도권 잡는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12/22 [10:31]

[2018 신년특집] 무술년 정계 달구는 ‘지방선거’ ‘재보선’ ‘개헌’

“여름 장악한 정당이 향후 주도권 잡는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12/22 [10:31]

다사다난했던 2017년 정유년이 가고 2018년 무술년이 왔다. 황금개띠라는 무술년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평안치 못한 한 해가 예고되어 있다. 2018년 한복판에 자리잡은 6.13 지방선거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연계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유력 대권주자의 출마설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와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이었던 ‘헌법개정’ 즉 ‘개헌’도 무술년의 정치판을 혼란스럽게 만들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6·13지방선거…文 정부의 승부처

지리멸렬 보수야권 부활 몸부림…국민의당은 통합승부

미니총선급으로 치러질 재보선…안희정·홍준표도 거론

대통령 공약사항 ‘개헌’…정계 유불리에 최악갈등 뇌관

 

▲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온전히 시작되는 첫 해인 2018년은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개헌’으로 치열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상문 기자>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정치권이 2018년 역시 정신없이 움직인다. 사상초유의 사태인 대통령의 파면과 보궐선거로 그 직을 인계받은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로서, 야권과의 관계가 제대로 자리잡은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유년 내내 지리멸렬했던 야권이 6.13지방선거와 개헌 이슈를 앞두고 본격적인 실력과시를 할 가능성이 높아 문재인 정부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해이기도 하다.

    

6.13 지방선거

 

선거를 180일 앞둔 지난 12월15일 부터 이미 공식일정이 시작된 6.13지방선거는 ‘다자구도’가 된 정치권이 향후 정국을 앞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벌일 최대의 시험대이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국정운영 동력을 위해 반드시 ‘압승’에 가까운 결과가 필요하고, 야권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위축됐던 세력을 회복할 수 있는 승부수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중앙과 지방 모두 명운이 걸린 만큼 여야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혈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30년 만에 개헌투표가 예정돼 있어 단순한 지방권력 선출의미를 넘어 그간 침몰직전에 빠졌던 ‘대한민국 호’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6.13지방선거에선 17개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 226개가 기초단체장 옥석을 가린다. 광역 및 기초의원의 경우 선거구 획정 절차가 남겨져 있지만 제6대 지선 기준으로 각각 789명과 2898명에 달한다.

 

여야에겐 '절체절명'의 선거나 다름없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선 지방권력 장악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출범 첫해 북핵 위기 속 내치에선 별반 보여준 게 없는 새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소득주도 성장은 물론 각종 개혁 정책 추진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지방 권력 주도권을 야권에 내 줄 경우, 국정 동력 확보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민주당에 필승이 필요한 이유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권에서 있어서도 이번 선거는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한국당은 최순실 국정농단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는 동안 궤멸 직전까지 갔던 보수세력을 어렵사리 규합한 만큼 반전을 위한 모멘텀을 지방선거에서 마련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로 문재인 정부 견제를 위한 동력을 얻고 2년 후에 있을 21대 총선승리와 그 이후에 대선 승리의 기틀을 놓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입장에선 중도 개혁 세력 통합 보수 재결집 등 난무하는 정계 개편 시나리오 한복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선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하다.

 

현재 17개 시도지사 권력지형은 여당 7석, 야당 7석, 무주공산 3곳으로 팽팽하다.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3곳을 포함해 광주, 전북, 서울, 강원 등 시·도지사가 여당 인사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 경북, 부산, 울산과 인천 등 5곳은 한국당이 지키고 있다. 경기지사와 제주지사는 바른정당이 차지하고 있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없다.

 

권선택 대전시장 낙마와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대 선출마, 이낙연 전남지사의 국무총리 발탁에 따라 세 곳은 주인이 비어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정당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이 50% 안팎으로 나오는 만큼 현재 판세는 여당이 유리하다. 현재로선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북핵, 사드, 한미FTA 국내외 변수가 많고 지방선거 특성상 정당이 아닌 인물평가가 병행된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승리를 예단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각종 메가톤급 변수로 민심이 뒤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6.13 지방선거 불출마로 인해, 이와 연계된 재보궐선거판까지 흔들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재보선의 명운

 

‘미니총선’급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뜨거운 감자다. 121석의 민주당과 116석의 한국당이 현역 의원을 차출 둘러싼 계산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원내 1당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놓고 혈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재보선 규모가 예년에 비해 커지면서 ‘미니 총선’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거물급 인사들의 등판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판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서울에서만 두 곳의 재보선이 확정됐다. 안철수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일찌감치 보궐선거가 예약된 서울 노원병에 이어 지난 12월4일 당선무효형 판결을 받은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을도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위 두 곳 외에도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즐비하다. 현재 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이 17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들 중 항소심까지 당선 무효형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의원이 4명이다. 아직 1심이지만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의원도 3명이다. 재판의 속도에 따라 재보선 지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불법선거운동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찬우(충남 천안갑)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되면서 당선 무효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당에서는 박준영(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았다. 송기석(광주 서구갑) 의원의 경우 회계책임자가 불법 선거비용을 쓴 혐의 등으로 2심까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200만원형이 유지됐다.

 

반대로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의원들도 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강원 춘천시)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200만원벌금형이 내려졌지만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강원 동해·삼척시)은 허위로 학력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 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와더불어 유죄 확정에 따른 의원직 상실 지역구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배지를 내려놓을 현역 의원들까지 고려하면 재보선 지역 숫자는 최대 20곳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재보궐 지역으로 지정됐거나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후보로 뛸 인사들의 하마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충남도지사 불출마 선언을 한 안희정 지사다. 본인은 재보선 출마를 사실상 부인했지만,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그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여권의 국정운영 동력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안희정이라는 ‘최강의 카드’를 놓치기 쉽지 않기도 하다.

 

자유한국당에선 홍준표 대표와 송파을 당협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이 거론된다. 다만 홍 대표가 최근 대구를 찾아 “대구에 당협위원장 자리가 2개 비어 있다”며 “연말에 조직 개편을 할 때 (두 곳 중 한 곳의) 당협위원장 자리에 신청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송파을보다는 한결 수월한 대구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정략적 개헌 갈등

 

이처럼 지방선거 및 이와 연계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외에 2018년 정계를 흔들 정치이벤트는 바로 ‘헌법개정’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그 동력은 어느해 보다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볼 때 개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여야는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의 내용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반된 입장으로 인해 무술년 내내 개헌이슈로 다툴 여지가 큰 것이다.

 

일단 국회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도 함께한다는 목표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가동하고 있지만, 개헌 논의가 ‘당리당략’에 사로잡히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헌의 핵심 의제인 권력구조(정부형태)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정치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의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출되고 있는 대통령제의 문제는 역대 대통령이 헌법 위에 군림했기 때문이지, 제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고 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4년 중임제는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를 8년으로 연장하는 ‘개악’이라면서 절대 반대 입장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최근 청와대를 포함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선 합의되는 것부터 개헌을 하는 ‘단계적 개헌론’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입장으로 인해 개헌자체가 정치적 공세 형태로 변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박근혜 정부까지만 해도 개헌을 바라보는 서로의 입장이 거의 상반됐었기 때문이다.

 

지리한 공방전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최근 “개헌이 쉽지 않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헌안 발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히며 공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기려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면, 그 자체가 정치 공세로 맞받아쳐져서 여야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8년 2월 국회 개헌특위 개헌안 마련 데드라인 시점과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향후 정계의 갈등 수위를 가를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2018년의 정치권 이벤트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내년 지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아 여야이 치열한 혈투가 예고된다”며 “특히 개헌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함께 고려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지방권력 선출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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