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식생활의 어두운 진실

“몸에 좋다던 그 음식이 당신을 병들게 만든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7/14 [12:10]

현대인 식생활의 어두운 진실

“몸에 좋다던 그 음식이 당신을 병들게 만든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7/14 [12:10]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 미국의 건강 블로거이자 개인 트레이너 케빈 지아니(Kevin Gianni)는 암 가족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질병 예방을 위해 자연건강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실적인 건강법을 찾기 위해 무작정 길을 떠난 그는 그린 스무디를 마시고 육류와 설탕과 커피를 끊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체력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날로 살이 찌면서 유명한 건강 블로거로서의 체면도 구겨졌다. 채식, 비건식, 생식의 건강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몸을 망치는 것 같다는 의심을 품게 된 그는 참된 건강법을 찾아 2년 6개월간 세계 곳곳을 누빈다. 페루의 안데스 산맥, 멕시코 소금 광산, 미국 캘리포니아의 돼지 농장을 돌아다니고, 뇌 스캔을 받고, 식품 독성 검사를 하고, 물 단식을 하고, 극한 스포츠에 도전한 끝에 그가 발견한 건강의 진짜 열쇠는 무엇일까? <편집자 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식단 누구에게나 다 맞지는 않아

무엇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먹지 않느냐가 장수와 더 관련

독소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에 덜 유입되도록 하는 것

수도꼭지 정수 필터, 유리·사기 그릇 쓰고 창문 늘 열어둬야

 

▲ 장수촌 식단의 공통점은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음식을 절대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대신 자기 땅에서 자란 제철 식품을 즐기고 채소와 생선을 많이 먹는다. 사진은 7월의 제철 식품 갈치. <사진출처=Pixabay>     © 사건의내막

 

현대인들의 식생활이 위협받고 있다. 음식이 너무 많이 변했다. 인간은 이미 식품을 창조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전자 조작과 선택 교배를 통해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채소와 과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이러한 음식을 둘러싼 혼란 탓에 우리는 인류가 먹어온 진짜 음식들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 그 결과 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동물이 됐다. 건강하게 살려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대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

 

“아버지는 내가 두 살 때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어머니는 암을 이겨냈지만 부모가 모두 암이라는 건 절대 꽃놀이패가 아니다. 내가 남달리 건강에 집착하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계속 문제가 있음을 느끼면서도 먹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나도 암에 걸리는 건 아닐까?

 

내가 그동안 배운 것들은 분명 효과가 없었다. 슈퍼푸드, 보충제, 음식 조합, 다량영양소 균형 등 모든 지식이, 건강 전문가들이 권장한 모든 게 바라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슈퍼맨이 되기는커녕 나보다 나이가 50세 많은 사람보다 호르몬 수치가 낮아졌다. 몸이 망가지고 있었다. 내가 사기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조언이랍시고 늘어놓았던 그 모든 게 나를 이 꼴로 만들었다.”

 

자연건강법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건강 블로거 케빈 지아니의 말이다.

 

그는 집안에 암 가족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질병 예방을 위해 자연건강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대학원 재학 시절에 본격적으로 조사와 연구에 뛰어들어 건강과 식품, 영양에 관한 허황된 속설을 파헤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990여 건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으며 조회 수 1000만 뷰를 넘겼다. 세계 각국에서 한 달에 수십만 명 이상 방문하는 그의 블로그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됐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그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지만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오로지 식단에만 신경 썼고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건강에 좋다는 식단만 추구했다. 그린 스무디를 마시고 육류와 설탕과 커피를 끊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체력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날로 살이 찌면서 유명한 블로거로서의 체면도 구겨졌다. 검사 결과 부신 이상으로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건강과 식품, 영양에 대해 권위자인 척 떠들어대던 자신이 창피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건강에 대해 알고 있었던 모든 것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유튜브 유명세 덕에 전직 모델이자 의류회사 CEO인 키모라 시몬스와 함께 리얼리티 TV에 출연하기도 한 그는 키모라와 함께한 15분간의 방송 경험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현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마디로 정보의 잘못된 해석이나 그릇된 전달, 기만적인 마케팅 등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건강하게 살려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질문에 몰두하게 됐다. 더 이상 TV나 인터넷, 유명 인사들의 조언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장수 식품은 없더라

 

결국 그는 참된 건강법을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났다.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자연주의 식생활을 고수하는 문화권, 전통적인 음식을 먹으며 장수하는 문화권 그리고 그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찾아 나섰다. 페루의 안데스 산맥, 멕시코의 소금 광산, 미국 캘리포니아의 돼지 농장을 돌아다니고, 뇌 스캔을 받고, 식품 독성 검사를 하고, 물 단식을 하고, 극한 스포츠에 도전하며 건강과 영양에 관한 갖가지 정보를 수집했다.

 

케빈 지아니는 먼저 자연주의 식생활을 유지하며 장수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그가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남아메리카 페루의 안데스 지방이었다.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에서 육로로 3일 거리, 해발 5000킬로미터의 깊은 산속에 사는 케로 족은 옛 잉카의 생활양식과 풍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 케빈 지아니는 감자, 옥수수, 알파카 고기, 송어, 코카 잎으로 지극히 단순하게 이루어진 그들의 식단을 직접 경험한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 지역마다 특유의 식단이 있지만 모두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님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케빈 지아니는 유일무이한 장수 식품은 없다고 말한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오히려 무엇을 먹지 않느냐가 장수와 더 관련이 깊다.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코스타리카 니코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마린다, 그리스 이카리아는 100세 이상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 지역이다.

 

케빈 지아니는 대표적인 장수 문화권인 이들 다섯 지역의 식단이 가진 공통점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교배가 지나친 품종, 유전자조작식품, 패스트푸드, 포장식품, 미네랄이 고갈된 땅에서 자란 식물, 항생제와 호르몬 주사를 맞은 동물의 고기 등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음식을 절대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기 땅에서 자란 제철 식품을 먹고 채소와 생선을 많이 먹는다. 둘째, 육류를 즐겨 먹지 않는다. 다섯 지역 중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마지막으로 모든 장수 문화 지역에는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항산화식품이 존재한다. 페루 안데스 사람들은 코카 잎을, 코스타리카 니코야 사람들은 커피 원두를, 중국 사람들은 녹차를, 멕시코 리비에라마야 사람들은 카카오나 초콜릿을 먹는다.

 

케빈 지아니는 흑돼지를 키우는 미국 캘리포니아 페탈루마의 한 농장도 찾는다. 그곳의 농장주 로이와 레베카는 전통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흑돼지를 키우고 있는데 이른바 ‘선택적 사육’이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 인간의 식단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준다. 선택적 사육은 돼지나 닭, 소 등 가축에게 무엇을 먹이는지에 따라 체중이나 키, 힘 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따른 유전적 특징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원시인처럼 육류와 해산물, 달걀, 과일 위주로 먹는 일명 ‘구석기 다이어트’만 해도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이는 현대인의 유전자가 구석기 사람들의 유전자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케빈 지아니는 선택적 사육을 적용해 동물에게 무엇을 먹이는지에 따라 어떤 행동 및 신체적 변화와 유전자 표현이 나타나는지를 참고한다면 우리 인간도 유익한 식단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오프라 윈프리 쇼’ 같은 메인 무대는 아니었지만 리얼리티 쇼에 여러 번 출연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건강을 위해 우리가 하는 일 대부분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건강에 관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간 후진해볼 필요도 있다.”

    

▲ 슈퍼마켓에서 산 제품 속에는 농약이 들어 있다. 이유식에서부터 체취 제거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에 중금속이 들어 있다. <사진출처=Pixabay>

 

건강의 진짜 열쇠

 

현실적인 건강법을 찾아 세계 곳곳을 누비는 과정에서 그는 건강의 진짜 열쇠를 발견했고, <식탁의 비밀(원제: Kale and Coffee)>이란 책에 그 비밀을 풀어헤쳤다. 케빈 지아니는 최근 한국에서도 출간한 이 책을 통해 건강과 영양을 둘러싼 온갖 과대선전과 난센스를 속 시원히 폭로한다.

 

아울러 자신의 몸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유행하는 건강법의 효과와 부작용을 점검하고, 왜 우리가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결국 실패하고 마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건강과 식품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면서 건강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사람들은 비타민B12가 부족할 가능성도 높다. 비타민B12는 같은 비타민B군인 엽산과 함께 DNA 및 적혈구 합성에 관여한다. 따라서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빈혈, 피로, 기억력 감퇴, 신경계 문제, 정신병 등 갖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크리스에 따르면 채식주의자의 68퍼센트, 엄격한 채식주의자의 83퍼센트가 비타민B12 결핍이라는 검사 결과가 있다. 동식물성 식품을 둘 다 먹는 사람들이 비타민B12 결핍인 경우는 5퍼센트였다.

 

또 사람의 몸은 식물성 지방산을 필수 오메가-3 지방산인 DHA 와 EPA로 효율적으로 전환시키지 못한다. 오메가-3는 육류, 생선, 해초에 들어 있으며 식물에는 없다. 오메가-3는 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인지, 행동, 기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인체는 오메가-3를 합성할 수 없으므로 외부의 공급원으로부터 섭취해야 하는데, 부족하면 크리스가 지적했듯 뇌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왜 비건식을 하면 안 되고 고기를 조금이라도 먹어야 할까? 고기 속에 든 특정 성분이 아니라 고기 전체의 영양가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단백질 때문에, 또는 철분 때문에 먹어야 한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는 TV가 작동하는 이유로 LED 스크린이나 전선 한 가지만을 꼽는 것과 다름없다.”

 

채식, 잡식, 비건식 등 방식은 달라도 건강한 식단의 내용은 대부분 동일하다. 대다수 건강 전문가들이 권하는 사항은 그 내용이 80∼90퍼센트 중복된다. 나머지 10∼20퍼센트는 유전자 발현 방식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유전자가 건강에 미치는 영양은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혈액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각자가 몸 상태에 맞춰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케빈 지아니는 특정 식이요법이 자신에게 맞는지 알려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고 의사와 상의해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음식을 둘러싼 혼란이 극심한 이유가 만병통치식 식단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은 데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맛있게 먹는 음식이 다른 사람에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유전자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자의 발현 방식을 안다면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같은 운동을 해도 우리는 서로 다른 체내 연료를 사용한다. 심박 수, 폐활량, 훈련 정도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운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인체에는 크게 두 가지 연소 체계가 있다. 유산소 체계는 지방산, 글리세롤, 산소를 연료로 사용한다. 지방산과 글리세롤은 지방 조직이 분해될 때 나온다. 몸이 유산소 모드에 있으면 분당 심박 수가 특정한 영역 안에 있을 때 지방이 연소된다. 이게 지방 연소 영역이다. 심박 수가 이 영역을 벗어나 더 올라가면 무산소 연소 체계가 가동된다.

 

근육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글루코스(혈당)를 연소시키고 젖산이 생성된다. 무산소 모드에서는 운동을 오래 할 수 없다. 젖산 이 분해 가능한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면 몸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영역은 지방 연소 영역보다 한계가 뚜렷하다. 사냥꾼에게 쫓기다 힘이 다해 쓰러져버린 사슴을 떠올리면 된다. 혈당 연소 영역에 있을 때 우리 몸은 바로 그런 상태가 된다. 이 영역에 들어가면 몸이 부담을 느낄 뿐 아니라 설탕에 대한 갈망이 생겨난다. 고갈된 글루코스 저장량을 다시 채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식만 먹어도 병 걸리는 까닭

 

케빈 지아니는 자신의 집 부엌에 있는 열세 가지 식품을 연구소에 보내 중금속 함량 측정을 의뢰한다. 녹차에 1570ppb(미량 함유 물질 농도 단위로 10억분의 1을 나타낸다)의 납이 들어 있다는 결과에 화들짝 놀란다. 쌀에서 비소가 검출됐다거나 미역에서 다량의 수은이 검출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누구나 건강에 좋다고 알고 있는 녹차에서 납이 검출됐다니. 그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유해 물질을 다량 섭취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는 여러 브랜드의 녹차를 실험실에 보내 다시 검사를 의뢰한 결과, 브랜드마다 납 함유량이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해마다 자신이 즐겨 먹는 식품들을 임의적으로 골라 유해 물질 함유량을 검사해보기로 한다.

 

“자궁 속에 있는 아기가 어떻게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걸까? 안타깝게도 어머니를 통해 유입된다. 어머니 몸에 들어온 독성 물질은 탯줄을 통해 바로 자궁으로 흘러든다. 사실 우리는 화학물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화학물질은 유리컵과 접시에 들어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시장을 보는 건물의 벽에도 들어 있다.

 

2009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탯줄 혈액검사와 유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 2500명의 체내에서 212종의 화학물질이 발견됐다. 그중에는 내연제, 카드뮴, 로켓 연료로 사용되는 과염소산염 같은 특별히 위험한 물질도 있었다. 사실상 우리 주위의 모든 게 오염되어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지금 앉아 있는 방이나 사무실만 둘러봐도 충분하다. 플라스틱과 화장 품 속에는 호르몬 교란 물질이 들어 있다. (화장품의 안전성 평가 대상은 들어간 원료가 아니라 완제품에 국한된다.) 슈퍼마켓에서 산 제품 속에는 농약이 들어 있다. 이유식에서부터 체취 제거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에 중금속이 들어 있다.”

 

사실 최근 몇 세기 동안 세상은 극적으로 변했다. 이제 공기, 물, 음식은 인위적인 힘을 가하지 않은 천연 상태가 아니다. 스모그가 도시 전체를 뒤덮은 것은 보여도 납이나 수은 같은 독성 중금속, 벤젠이나 다이옥신 같은 화학물질이 집 안을 채운 것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식품과 보충제에 들어 있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기 이유식, 땅콩버터 등 슈퍼마켓에 진열된 식품들 속에 내연제가 버젓이 들어 있다. 당신의 집 냉장고에 든 생선과 달걀 속에도 분명 중금속이 들어 있다.

 

체내에 독소가 쌓이는 것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몸에 덜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다. 케빈 지아니는 독소 예방 수칙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수도꼭지에 정수 필터를 단다. 수돗물 속에는 염소나 불소 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둘째, 플라스틱 대신 유리나 사기그릇을 사용한다. 셋째, 독성이 없는 천연 세제를 구입한다. 넷째, 창문은 늘 열어둔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집이나 사무실의 공기가 바깥 공기보다 더 오염돼 있다고 경고했다. 다섯째, 화장품 성분을 확인하고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

    

나는 케일보다 커피가 좋다

 

케빈 지아니는 2014년 1월부터 시작해 총 233일 중 85일을 집 밖에서 보냈다. 그중 집에서 저녁을 먹은 날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운동은 기껏해야 일주일에 네 번 안팎으로 했고, 스트레칭은 일주일에 한 번도 제대로 못 했다. 그 기간 동안 케빈 지아니는 생일 케이크를 먹었고 와인도 적당히 마셨다. 감자튀김과 과카몰리를 양껏 먹은 적도 있다.

 

건강 탐사를 마치고 어느 날 아침 케빈 지아니는 체중을 쟀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와 조건을 동일하게 맞추려고 옷을 입은 채로 쟀는데 86킬로그램이었다. 233일간 15킬로그램이 줄었다.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만큼 체중을 줄였다. 게다가 조금도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다. 케빈 지아니는 자신에겐 이것이 완벽한 다이어트라고 말한다.

 

“운동을 할 때 우리는 이상적인 유산소 한계치를 넘어 무산소 모드로 몸을 몰아붙이는 경우가 많다. 크로스핏 체육관에서 내게 일어난 현상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를 두고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게 혈당 연소 영역에서 더 많은 지방과 열량이 연소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혈당 연소 영역에서 운동을 하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데 있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몸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크다.”

 

그러므로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적당한 방법을 찾아 꾸준히 하다 보면 몸은 당신이 원하는 상태에 도달할 것이다. 케빈 지아니는 우리는 슈퍼맨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와인을 덜 마시고 샐러드를 많이 먹고 날마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탄수화물을 전혀 섭취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체중이 20킬로그램쯤 줄었을 것이다. 일주일에 5~6회 달리기를 했다면 1마일당 기록을 6분 이내로 단축시켰을 테고, 근육이 더 붙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케빈 지아니가 의도한 건강법이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케빈 지아니는 실제로 일상과 건강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바로 그 증거라는 것. 반드시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건강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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