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대선주자들, 동상이몽에 빠진 속사정

황교안 ‘소이부답’…유승민·남경필 ‘발등에 불’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7/02/21 [15:03]

범보수 대선주자들, 동상이몽에 빠진 속사정

황교안 ‘소이부답’…유승민·남경필 ‘발등에 불’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7/02/21 [15:03]

 

황교안 유승민 남경필 김무성 등 범보수 대선주자들이 동상이몽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꽃놀이패를 쥐고 신비주의 행보에 돌입하면서 다른 보수주자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링에 오를지 말지조차 모호한 황 권한대행이 여론조사 리스트에 올라 다른 보수주자들의 공감을 잡아먹고 있다는 것도 자유한국당으로선 유리한 점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를 ‘보수 후보’로까지는 인식하고 있지 않은 지지층은 대부분 황 권한대행에게 모여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집토끼(보수층)를 잡겠다는 세 주자(김무성 유승민 남경필)의 애가 타들어가고 있다. <편집자 주>


 

황교안 꽃놀이패 쥐자 보수 주자들 “공감대 이탈 우려”

자유당, 신비주의 조성하면서 ‘출마냐 불출마냐’ 함구령

 

말만 무성한 ‘보수 연대론’…조기대선 앞두고 헤쳐모여?

유승민·남경필, 지지율 정체 속 활로 찾기 ‘바쁘다 바빠’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일 당사에서 ‘칼퇴근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사건의내막= 이동림 기자] 눈에 띄는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는 범보수 진영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연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연대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 보다 연대를 놓고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연대론

 

출마를 선언한 범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10%를 채 넘기기 어렵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소속 대권 주자 3명의 지지율만 합쳐도 60%에 육박하고 있다. 정당지지율 역시 비슷한 양상. 한국갤럽이 2월7∼9일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각각 13%와 7%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범보수 진영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대선출마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황 권한대행은 이미 대선 출마에 대해 여러 번 애매모호한 답변만 늘어놓으며 가능성만 열어 뒀다. 앞서 황 권한대행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선출마 여부와 관련, “제게 주어진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다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는 말은 왜 안하느냐”고 거듭 묻자 황 권한대행은 “국정안정화를 위해, (국정이) 지금 어렵다. 온 공직자와 함께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범보수 진영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대선출마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황 권한대행을 미는 자유한국당으로선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황 권한대행과 자유한국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일종의 꽃놀이패 이론을 정립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논리를 통해 아주 노골적으로 황 권한대행을 띄우고 있다.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소로만 답하며 ‘소이부답(웃을 뿐 말이 없다)’하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요즘 자유한국당 의원들로부터 많은 코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헌재의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말라는 ‘금언령’도 그 중 하나다. 출마냐 불출마냐 하는 입장 자체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해서는 어떠한 말도 하지 말라는 조언이 이어진다.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놓친 일종의 군불 때기 효과를 이어가자는 제안도 적지 않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 쉼 없이 달리며 권력욕을 표출했다면 이미 지지율 10%대인 황 권한대행은 신비주의를 조성하면서 언론의 조명 밖으로만 나가지 말라는 조언이 몰리고 있다는 게 자유한국당 관계자의 증언이다.

 

링에 오를지 말지조차 모호한 황 권한대행이 여론조사 리스트에 올라 다른 보수주자들의 공감을 잡아먹고 있다는 것도 자유한국당으로선 유리한 점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를 ‘보수 후보’로까지는 인식하고 있지 않은 지지층은 대부분 황 권한대행에게 모여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집토끼(보수층)를 잡겠다는 두 주자(유승민 남경필)의 애가 타들어가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 스스로가 여론조사기관에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고 있지 않고, 또 이쪽(여권)에서도 이름을 뺄 필요가 없다는 요청을 황 권한대행에게 한 것으로 안다”며 “황 권한대행도 출마 의지가 전혀 없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귀띔했다.

 

특히 황 권한대행 지지층이 60대 이상 노년층과 대구경북(TK)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 지점부터 다져야 할 유 의원으로선 여간 골치가 아닐 수 없게 됐다. 최근에는 총리실과 법무부에서부터 황 총리와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하나씩 흘러나오고 있다. 상당수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라고 한다.

 

그래서 범보수 진영은 합종연횡을 꾀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후보단일화를 위한 보수 진영의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범보수 연대로 공동정권을 창출한 후 연립정부(연정)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의 연대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8명의 탈당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마선언을 한 범보수 대권 주자 중 현재 지지율 1위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당이나 자유한국당 후보와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제조건은 건전한 보수지향이다. 바른정당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의 주장은 ‘대연정’이다. 다만, 연정 상대로 새누리당의 새 당명인 자유한국당은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그의 대연정 주장은 사실상 국민의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되면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자유한국당은 후보 간 단일화뿐 아니라 바른정당 전체의 ‘복당’을 요구하고 있다. 인적청산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탈당할 이유가 사라졌으니 돌아오는 것이 순리라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한 방송에 출연해 “바른정당이 분당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작은 아들이 사업 혼자 해보겠다고 아버지 집에서 나갔는데 사업이 잘 안되면 돌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당 차원의 복당을 촉구했다. 양당 모두 보수 진영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선 후보마저 복수로 나뉘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아직은 서로를 견제한 채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한편, 지지율 정체 상태에 빠진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은 각각 팬미팅과 ‘현장행정’으로 지지층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남 지사는 14일 통상적인 대권행보 대신 도지사 행정업무를 종일 소화했다. 오전에 주요도정 점검회의를 시작으로 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했고, 오후에는 경기도 연정실행위원회와 공동주택 품질검수 현장 행보에 나섰다. 당내 경쟁자인 유 의원이 소통행사를 소화하는 것과 달리 남 지사는 ‘현장 행정’에 집중함으로써 차별성을 보이는 전략이다.

 

대권행보와 도지사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 걸림돌이 되려 남 지사의 행정능력을 부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남 지사 측 판단이다. 또 남 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의 근본적 원인이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문제의식 아래 매주 금요일마다 ‘도지사 좀 만납시다’ 프로그램을 진행, 국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남 지사는 자신의 사교육 폐지 공약과 관련, 국내 대표적 학원가인 강남 대치동을 찾아가 중고등학교 학부모와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본인의 공약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반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지 모임인 ‘유앤미’와 ‘유심초’가 마련한 팬미팅 행사에 참석해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서울 논현동의 한 소극장에서 열리는 이날 행사에는 유 의원의 팬클럽 회원 150여 명이 참석해 대화를 이어갔다. 자발적으로 구성된 팬 카페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형식인 만큼 진행 순서나 질문 내용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짜는데 유 의원 캠프 측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14일 자체 보수층 결속을 꾀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원유철 전 원내대표, 안상수 의원은 이날 당이 경기도 수원에서 개최한 당원연수에 참석해 야당 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빌미로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단상에 올라 "한국당이 국민이 짜증 내고 싫어하는 짓을 어쩌면 그렇게 골라서 했는지 무슨 귀신에 씌었던 것 같다"며 "이게 불과 1년 동안의 변화였는데 앞으로 하늘이 또다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이 탄핵 기각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데 대해 "의원직을 미끼로 헌재와 국민을 협박하는 것 아니냐"며 "바른당이 아니라 '따로국밥' 정당이고 '틀린 정당'이 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결속

 

안 의원은 "선거는 단 하루에 10% 이상 차이도 난다. 저쪽 당 후보 지지율 20~30%는 퍼센트도 아니다"며 "마지막 일주일 정도에서 다 뒤집힌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를 지지하는 분들은 여론조사 대답을 안 하고 말도 안하지만 우리가 둥지를 확고히 하고 후보가 확정되면 5 대 5가 된다"며 "우리가 국민을 잘 설득시킨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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