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조리용 부산어묵 프리미엄 제품 100g 먹으면 하루 권장량 60% 초과
이마트 PB제품, 미도어묵, 롯데마트 PB, 한성기업 성분표시 엉터리
풀무원 ‘알래스칸특급 도톰한 사각어묵’ 열량 가장 낮고 정보제공 충실
▲ 이제는 어묵바 하나를 먹을 때마다 하루치 나트륨의 절반을 섭취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듯하다.
|
생선을 갈아 튀겨서 만드는 어묵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자주 찾는 길거리표 간식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뜨거운 어묵 국물을 입김으로 호호 불며 먹고 나면 추위를 달래는 데 그만이다. 최근에는 어묵 전문 판매점이 늘어나면서 간식으로 섭취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품질 비교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데 ‘국민 간식’ 어묵에 나트륨이 과다하게 들어 있다는 치명적인 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이제는 어묵바 하나를 먹을 때마다 하루치 나트륨의 절반을 섭취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듯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2월3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어묵 13개 브랜드, 21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품질, 표시 적합성 등에 대해 시험·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 결과, 21개 제품의 영양성분은 1회당(조리용 100g, 간식용 한 개) 나트륨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33.7%, 단백질은 18.9%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평균 열량은 1일 에너지 필요량 대비 7.5%, 지방 함량은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6.9% 각각 낮은 편이었다.
어묵은 주요 원재료로 사용되는 연육(채육 가공한 생선살에 염 당류 등을 첨가해 급냉한 제품)으로 인해 평균 단백질 함량(조리용 11.2g, 간식용 9.1g)이 다른 식품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슷하거나 높아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조리용 어묵은 100g당 20.4%, 간식용 어묵은 한 개당 16.5%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섭취량 조절이 필요한 영양성분인 나트륨은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조리용 어묵 100g(사각어묵 2~3장 분량)에 평균 39.4%, 간식용 어묵 한 개에 평균 24.4%를 함유하고 있었다.
조사대상 21개 제품의 나트륨 함량은 1회 섭취량당 평균 673.7㎎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33.7%로 나타났다. 어묵바 3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2000㎎)을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특히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인 부산어묵의 ‘프리미엄 어묵’ 100g을 먹으면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61.3%까지 섭취할 수 있어 업체들이 어묵 나트륨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나트륨을 과하게 섭취하면 심장질환, 뇌졸중, 고혈압 등 질환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나트륨을 2000㎎ 미만으로 먹으라고 권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전 제품에서 방사성 물질, 미생물(대장균군, 황색포도상구균)은 검출되지 않았며 조사대상 제품들이 안전성 기준에는 적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양성분을 표시하지 않거나, 다르게 표시한 업체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묵은 영양성분 표시대상 식품이 아니지만, 전체 21개 제품 중 14개 제품이 자율적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4개 업체의 5개 제품은 일부 영양성분 함량표시가 표시 기준의 허용오차 범위를 초과했다.
다만 노브랜드(이마트 자체 브랜드, PB), 미도어묵, 초이스엘(롯데마트 PB), 한성기업 등의 제품이 영양성분을 표시했으나 표시기준의 허용 오차범위를 초과했고 고래사, 부산대원어묵, 부산어묵, 삼진어묵은 영양성분 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일부 제품에 표시하지 않았다.
시험대상 조리용 어묵의 100당 가격은 338∼1429원, 간식용 어묵은 한 개에 976∼2000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의 어묵 제품 종합평가 결과를 자세히 소개하면 이렇다.
홈플러스 좋은상품의 ‘홈플러스 맛있는 부산어묵’은 조리용 어묵 중에서 100g당 나트륨 함량이 610mg, 지방 함량이 3g으로 가장 낮았고, 열량은 171 kcal, 탄수화물은 25g, 단백질은 10g으로 나타났다. 물성은 중간 정도의 단단한 수준이었으며, 100g당 가격은 500원으로 두 번째로 저렴했다.
부산어묵의 ‘부산어묵바 더오리지날’은 간식용 어묵 중에서 나트륨 함량이 한 개(70g)당 398mg으로 가장 낮았고, 열량은 94kcal, 탄수화물은 11g, 단백질은 8g, 지방은 2g이었다. 물성은 중간 정도의 단단한 수준이었으며, 한 개당 가격은 1200원으로 중간 수준이었다.
조리용 어묵 중에서 풀무원의 ‘알래스칸특급 도톰한 사각어묵’은 100g당 열량이 140kcal, 탄수화물 함량이 17g, 지방 3g으로 모두 제일 낮았고, 단백질은 11g, 나트륨은 765mg으로 나타났다. 물성은 상대적으로 연한 편이었으며, 100g당 가격은 1194원으로 두 번째로 비쌌다. 또한 제품 표시와 온라인상 정보가 비교적 올바르게 제공되고 있었다.
간식용 어묵 중에서 삼진어묵의 ‘어묵바 매운맛’은 한 개(80g)당 열량 87.0kcal, 단백질 함량은 9.8g, 나트륨은 455.1mg이었고, 탄수화물은 8.4g, 지방은 1.6g으로 낮은 편이었다. 물성은 중간 정도의 단단한 수준이었으며, 한 개당 가격은 2,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노브랜드(이마트 PB)의 ‘사각어묵’은 100g당 탄수화물 함량이 25g, 나트륨은 688mg이었고, 단백질 함량은 9g으로 가장 낮은 편이었다. 동일 업체의 ‘빅어묵바’는 한 개(100g)당 탄수화물 13g, 지방 5.4g, 나트륨 644mg으로 각 성분별 햠량이 가장 높았고, 단백질은 11g으로 평균 수준이었다. 제품별 가격은 ‘사각어묵’이 100g당 338원으로 조리용 제품 중에 가장 저렴했고, ‘빅어묵바(100g)’는 한 개에 976원으로 간식용 어묵 중에 가장 저렴했다.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