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미래경영 승부수 던진 내막

“현대차, 제조업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띄우겠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9/18 [10:20]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미래경영 승부수 던진 내막

“현대차, 제조업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띄우겠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9/18 [10:20]

“자동차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해 현대자동차를 자동차 제조 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바꾸겠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인도에서 미래전략을 선언하며 한 말이다. 정 부회장은 9월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이하 무브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자동차 산업 변혁에 대응해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 3개의 전기차 모델과 넥쏘 수소전기차를 조기에 투입해 인도 대기환경 개선과 이동 편의성 확대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정부 주관 서밋 기조연설자로 현대차 모빌리티 지향점 발표
“모빌리티 영역 혁신적 변화는 환경·에너지 문제 개선하는 수단”

 

美 업체 ‘미고’ 전략투자…글로벌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 구축
모빌리티 사업기반 구축 위해 유망 업체 지속 발굴 & 협업 계획

 

인도 정부의 주관으로 올해 처음 열린 ‘무브 서밋’은 글로벌 기업 경영자와 주요국 정책 담당자, 석학 등 1200여 명이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와 혁신 비즈니스 등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Shared, Connected and zero Emissions Mobility’를 주제로 9월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뉴델리 콘퍼런스센터 비자얀 바반(Vigyan Bhavan)에서 개최된 이번 서밋은 인도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모빌리티 산업이란 첨단기술을 융합한 이동수단을 뜻한다.


인도의 마루티-스즈키, 타타, 마힌드라를 비롯 현대차, 도요타, 포드, 혼다, 벤츠, 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 CEO는 물론 우버, 소프트뱅크 등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CEO들도 대거 참석했다.

 

♦ 현대차의 모빌리티 지향점


마힌드라의 아난드 마힌드라(Anand Mahindra) 회장에 이어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현대차의 모빌리티 지향점과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9월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인도는 지난 몇 년 사이 ‘사자의 발걸음’을 과감하게 내디디며 과거 오랜 시간 꿈꿔왔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며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정책의 결실을 바탕으로 제조업 혁신뿐 아니라 ICT 산업과의 융합이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며, 도시와 농촌, 현실과 상상,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한 뒤 “이에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밸류 체인은 ICT와의 융합, 공유경제 확산 등에 따라 크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것은 혁신기술을 선도하고 미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또한 삶의 중심에 서게 될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현대차의 3대 전략 방향성인 △Clean Mobility(친환경 이동성) △Freedom in Mobility(이동의 자유로움) △Connected Mobility(연결된 이동성)을 강조했다.
특히 △Clean Mobility를 소개하면서 정 부회장은 인도시장에 3개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넥쏘 수소전기차도 빠른 시일 내에 선보여 인도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의선·모디 4번이나 만난 까닭


지난 2월 열린 ‘한국·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 모디 총리가 넥쏘 수소전기차를 직접 시승해보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인도의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현대자동차의 동반자적 역할도 강조하며 양국의 우호관계 증진을 위한 민간외교 역할도 톡톡히 수행했다.


정 부회장은 “1996년 설립된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재 90여개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핵심 산업 거점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차는 인도가 꿈꾸는 위대한 미래를 위한 여정에 늘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무브 서밋’ 공식행사가 개최되기 전 행사장 내 별도 공간에 마련된 현대차 디지털 전시장을 방문해 정 부회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정 부회장의 안내로 신기술 관련 디지털 영상을 관람하며 미래 혁신기술 개발에 대한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모디 총리와 정의선 부회장의 만남은 2015년 모디 총리의 방한과 2016년 및 올해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등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정 부회장은 공식 개막행사 이후 모디 총리를 비롯, 50여 글로벌 기업 CEO들이 참석하는 티 미팅에도 참석해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자동차는 7월까지 인도 시장에서 전년 대비 7.5% 성장한 32만여 대를 판매해 마루티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전략형 모델 i20는 7.6% 증가한 7만4000여 대가 팔렸으며, 소형 SUV 크레타는 14.6% 증가한 7만1000여 대가 팔리는 등 두 모델이 현대차 인도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이렇듯 글로벌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룹 차원의 미래 대응방안을 밝히고 미래차 선도기업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혀가자 현대차그룹이 3세 경영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9월1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도 참석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났으며 현지 투자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생산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정 부회장과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만남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고’에 전략적 투자 왜?


정 부회장의 인도 기조연설 후 현대차는 미국·유럽·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 구축에 즉각 나섰다.


현대차는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Migo)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9월11일 밝혔다.


미고는 2016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 2017년부터 모빌리티 다중통합(Multi Aggregation)이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미국 최초로 선보인 업체다.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 ‘미고’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사용자가 미고 앱을 통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다양한 공유 업체들의 서비스 가격, 소요시간 등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공,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사용자에게 적합한 업체를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미고는 사용자를 연결해 준 공유업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카2고(Car2Go), 집카(zipcar) 등 미국의 대표 카셰어링 업체들을 비롯해 △우버(Uber), 리프트(Lyft), 마이택시(Mytaxi) 등 카헤일링 업체 △라임바이크(LimeBike), 스핀(SPIN) 등 자전거 공유업체들의 비교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정보도 지원한다.


미고는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는 뉴욕, LA, 워싱턴, 시카고 등 미주 주요 75개 도시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미고에 대한 전략 투자를 계기로 미국의 모빌리티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미고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초기에 이루어진 데다가 투자 기업 중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가 유일해 두 회사 간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미고의 독특한 모빌리티 플랫폼은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차량공유 서비스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현대자동차가 경쟁력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미국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현대 크래들’ 존서 상무는 “앞으로 성장이 크게 기대되는 미고와 파트너십을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고는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킬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고의 설립자 겸 CEO 제프 워렌(Jeff Warren)은 “작년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고객들이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를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미고는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모빌리티 시장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4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모빌리티 시장은 2025년 29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2030년에는 45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보다 많은 공유업체와 다양한 유형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미고와의 파트너십 결성으로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 아태 지역을 잇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를 구축하게 됐다.


유럽지역에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아태지역에서는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Revv) △국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 전문 업체 메쉬코리아(Mesh Korea)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Grab) △중국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 업체 임모터(Immotor) △호주의 P2P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등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망한 모빌리티 업체들을 발굴하고 협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향후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들을 공유경제와 결합한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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