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각스님 인터뷰] 스님들은 왜 단식농성 이어가나

“조계종 사태, 불자의 힘으로 내부 변화 만들 수 있다”

정규민 기자 | 기사입력 2018/09/12 [10:38]

[보각스님 인터뷰] 스님들은 왜 단식농성 이어가나

“조계종 사태, 불자의 힘으로 내부 변화 만들 수 있다”

정규민 기자 | 입력 : 2018/09/12 [10:38]

지난 94일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설조 큰 스님과 보각 스님을 만나 단식농성의 계기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설조 큰스님은 조계종의 변화를 위해 약 46일의 단식농성 후 병원에 이송됐다. 이 뜻을 이어 보각 스님은 도담암 3기임에도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계종 사태 자성의 목소리단식농성 진행하는 스님들

설조 스님 46일 단식 후 병원 이송, 뜻 잇는 보각 스님

보각 스님 조계종 존폐 위기, 변화 없으면 사단 날 것

종교나 신앙은 누군가 어려울 때 등·버팀목이 돼야

 

▲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조계사 옆 우정공원. <정규민 기자>

 

조계종은 야사 2000년 정사 1700년을 이어온 국내 최대 불교 교단이다. 하지만 최근 여러 문제가 발생해 교단의 위신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한 기자는 조계종을 부패와 내분의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음주, 도박 등 책임을 지고 연임을 하지 않겠다던 총무원장의 연임 시도와 갈등을 지적한 것. 하지만 당시 조계종에서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 교단을 향한 비판에 반성의 말도, 항의도 하지 않는 조계종의 대처는 당시 논란의 대상이 됐으며 조용히 있으면 묻히겠다는 판단 아니겠느냐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결국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은 조용히 사라지는 듯했다.

 

몇 해가 지난 후 MBC <PD수첩>을 통해 방영된 조계종 스님들의 비위 의혹이 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5월 방영된 PD수첩에선 조계종 큰스님들은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비위 의혹을 다뤘으며 두 스님을 둘러싼 숨겨진 자녀, 학력 위조, 사유재산 은닉, 성폭력, 유흥업소 출입 등 많은 의혹이 소개됐다.

 

방영 이후 이슈가 확대되자 조계종은 빠르게 반박을 하고 나섰다. 의혹 대상인 설정 스님과 현응 스님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과 방영 금지 요청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조계종의 큰 스님들이 비판의 대상이 된 가운데, 조계종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조계종 스님들의 비위 의혹이 큰 파란을 일으켰다. <정규민 기자>

 

조계사 옆 우정총국 공원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설조 큰 스님은 교단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던 어느날, 젊은 스님이 참회의 1080배를 진행하는 것을 보게 됐다젊은 스님도 저렇게 자성의 시간을 갖는데 늙은 스님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민하다 단식농성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설조 스님은 조계종의 가장 큰 문제로 교단의 부패를 꼽았다. 그는 관리자의 부패가 작금의 현실을 만들어 낸 것이라며 헌금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아 일반 신도의 믿음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도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운영비용, 경비 등이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은 것이 아니라면, 그들이 사용한 돈은 필히 헌금이다. 미풍양속을 해치라고 헌금을 했을 리가 없다. 바르게 쓰여야만 하는 돈이다라고 덧붙였다.

 

설조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보각 스님은 일문일답을 통해 조계종의 종헌종법 개정과 일부 큰 스님이 운영권을 쥐고 있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보각 스님은 관리자의 부패를 막고 수행체계 및 관리체계를 개편해야 불교가 제대로 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보각 스님은 지난 1전국 제방 스님과 불자 여러분께라는 호소문을 통해 범불교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조계종의 종헌종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호소문에서 작금의 조계종과 현 한국불교의 사태와 모습을 보노라면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수치스러움과 참혹함을 느끼게 한다. 일련의 사태를 되돌아보면 모두 종단권력, 돈 그리고 정부기관과의 유착관계로 사료된다고 지적하면서 우선 정부지원금에 대해 특별 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신청하고 관람료 징수사찰과 전통사찰의 문화재관련 지원사찰 등도 특별 감사를 통해 국민세금이 적법하게 집행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계종단의 뿌리 깊은 불교파괴 적폐세력을 엄단 하기위해서는 종회해산. 총무원장 선거중단 그리고 3원장 퇴진 및 종정스님과 원로회의 교시와 의결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사부대중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불교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종헌종법을 개정하고 지난 총무원의 종무집행 과정을 특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문제사항에 대해서는 의법처리 해야 하며 개정된 종헌종법에 의해 총무원장 등을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설조 스님의 뜻을 이어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보각 스님. <정규민 기자>

 

이하 보각 스님과의 일문일답.

-설조 스님께 단식농성의 계기를 전해 들었다. 추가 설명이 있는지.

수십 년의 적폐가 쌓인 결과물이 오늘의 사태를 만들어냈다. 이 내용을 역사적으로 올라가면 일제하에 있던 조선 총독부에서 조선 불교를 말살하려는 시점부터 연계돼 이때까지 온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불교를 폄하하는, 분쟁을 부추기는 그런 사항을 만들었다. 그 당시 시대적으로 6.25 이후에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였다. 그래서 불교도 대처를 못 했다. 그 당시의 분쟁을 50, 60년 이어오며 지금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긴 시간 적폐 사항을 개선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제 불교가 망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조계종은 존폐의 위기다. 이제는 어떠한 방법이라도 개혁과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종교적 일념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 조계종 내부에는 자성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스로 개혁하는 것은 찾아볼 수도 없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미 부패가 만연한 집단이 됐다. 그래서 설조 스님 및 많은 대중들(불교 신도)이 전국에서 일목 합심해 뿌리 깊은 적폐 사항을 청정하게 하려는 새불교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단식농성을 진행하시는 것 같다.

설조 큰 스님이 46일간 단식에 의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셨다. 그 이후에 성명 스님이 27일간 단식하시는 등 뜻 있는 스님들이 종단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마음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 또한 7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개혁해야 하는지.

현재 종헌종법(조계종 자체법)이 살아있는 법이다. 모든 것은 종헌종법에 의해 움직인다. 종헌종법을 개정해야 한다. 총무원장이나 누구를 새로 선출해도 종헌종법이 있는 이상 해결이 되지 않을 문제다. 테두리, 규범이 되는 법이 제대로 완성이 돼야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종헌종법 개정이 쉽지 않을 텐데

사부대중이 모여 전문가, 법률이나 행정을 잘 아는 분들과 상의를 해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 불교를 쇄신하고 개혁할 만한 종헌종법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지금 행하고 있는 총무원장의 독선적 행위를 2, 3, 4부로 나눠 독점을 못 하도록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종단 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모든 기득권은 일부 스님들이 전부 가지고 있다. 총무원장, 교구본사 주지 선출 등 모든 일들이 스님들에 의해 이뤄진다. 불국사, 해인사의 예를 들면 독점화하고 있는 것을 재가자 신도들을 사찰 운영에 참여를 시키고 재정운영은 전문가 집단에 효율적, 합리적으로 맡기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전문가인 스님들이 운영을 맡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승가 문제도 율법을 따지는데 우리 승가의 현재와 미래는 쇄신을 가해야 한다. 출가자들 연배를 보면 40대 이후다. 2,30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앞으로도 기혼승을 배제하고 미혼승만 모든 운영을 할 것인가. 기혼승과 미혼승의 구분이 필요한 것인가. 우바새, 우바이(불교의 출가하지 않은 신자들)를 배제할 것인가. 비구, 비구니만 불교를 운영할 것인가.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반적인 사찰 운영 시스템과 수행하는 체제도 대 변화를 이끌어내야 10년 후, 100년 후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찰 운영과 수행체계, 미래에 불교가 이어져가는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내야 한다.

 

-구체적인 시스템을 설명해줄 수 있는지.

현재 불교 신도들은 각 해당 사찰별로 신도증을 만들게 돼 있다. 거기에 등록이 된 신도들은 해당 사찰 주지에게 그 절의 공사 내역, 운영, 살림에 대해 정보 공개 청구를 진행하도록 하려고 한다. 어떻게 계획을 세웠고, 총 헌금은 얼마고, 공사비는 얼마였는지, 어떻게 집행을 했는지, 영수처리는 어떻게 됐는지, 잔액이 남았는지, 부족했는지 결과를 요청하려고 한다. 현재까지는 전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던 문제다. 또한 집행과정 중 의사결정이 합리적으로 법의 테두리에 맞게 이뤄졌는가에 대한 문제도 있다. 이것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떠나, 주지는 공무의 업무를 보러 온 것이지 사유의 직책이 아니다. 주지는 4년간 임기를 하게 되는데 주지로서 4년간 공무를 처리하면서 공무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영수처리, 결산보고, 예산집행에 대한 내용을 신도가 알 권리가 있다. 이것을 안 밝힌다면 사회법에 의존해서라도 공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만약 그 부분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법적 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서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돈 문제가 얽혀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돈의 형태와 집행방향에 대해선 스님들의 수행의 뜻에 맞춰졌었다. 하지만 재정적인 부분에서는 스님들을 배제해야 한다. 물론 최종결정과 운영 승인은 스님이 관여할 수 있겠지만 관리 주체는 재가자나 전문인 집단에 맡겨 투명한 관리를 해야 한다. 불교가 낙후되고 개망신을 당하는 것은 돈에서 일어난 문제다. 부패 세력의 양산이 첫째, 과거 정부와 유착관계 둘째, 권력의 사유화 관계 셋째, 재정의 비효율 등 세 가지 원인으로 찾을 수 있다. 바르게 합리적, 효율적으로 개선해나가야 불교에 희망이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준비됐나.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헌종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종헌종법은 기득권이 완벽하게 주도하고 있어 아예 건드릴 수도 없기 때문에 사회법에 의존을 하려고 한다. 쉬운 예로 국비지원, 중앙정부 또는 기초단체 시군구에서 지원받은 세금을 과연 투명하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현재 기득권들이 해온 행위들을 낱낱이 파헤쳐 잘못을 했다면 응분의 대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맞다. 잘못을 했다면 법률이 허락한 범위 내에서 재산을 환원하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시설, 소방 방재시설이나 기타 시설들을 세금을 통해 운영할 때 투명하게 집행이 됐는가, 영수처리과정이 깔끔하게 됐는가, 이런 것을 앞서 말했듯 재가자 및 승려들이 서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서명은 감사원에 청원의 형태로 보내게 될 것이다. 이런 노력을 계속하면 주체 기득권자들이 조금씩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 목표 시기는 언제쯤인지.

길게는 몇 년을 예상하고 있다. 수십 년 쌓인 적폐가 몇 달, 몇 년 만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것을 놓으려 하겠나. 목숨 걸고 지키려 할 것이다. 사회 모든 잘못된 단체들이 그럴 것이다. 종교집단은 더욱 뿌리 깊게 박혀있는 만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우정공원에 걸려있는 걸개에 뜻을 동참하는 불교 신도들이 응원의 말을 남겼다. <정규민 기자>

 

-얼마나 참여하고 있나.

불교 신도 90퍼센트 이상이 우리를 지지한다고 알고 있다. 종단 내부에서도 우리가 잘못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편하게 살았기 때문에 놓기가 싫은 것이다. 아주 극히 일부 세력 때문에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에서 해달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지역자치단체에서 해달라고 하겠는가. 내부에서 뜻 있는 사람끼리라도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다. 불자의 힘으로 내부에서 변화를 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 어디에서도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다. 보기에는 어수선해 보이고 음산해 보이지만 이번을 시작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조계종단이 투명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기독교 신자들이 찾아와 대화를 했었다. 정말 잘하고 있다며 본인들도 변화를 하고 싶지만 시작을 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쉽게 돈 버는 사업이 부처사업, 예수사업이라는 말을 한다. 이런 말이 횡행하는 오늘날, 그 안에서 종사하는 성직자들이 느끼는 참혹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말이 회자되지 않도록 모든 힘을 다해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종교, 신앙은 누가 어려울 때에 등이, 버팀목이 돼 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종교는 사람, 집단, 세상을 지배하려고 한다. 깡패 세력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불교를 쇄신하고 나아가 모든 한국의 종교들이 처한 비현실적이고 비문화적이며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일들을 개선해야 한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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