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한 보수, ‘제1야당 개혁’ 어려운가?

친박-비박 갈라져 주도권 싸움 ‘누워서 침 뱉기’

김기목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7/10 [09:30]

국민 위한 보수, ‘제1야당 개혁’ 어려운가?

친박-비박 갈라져 주도권 싸움 ‘누워서 침 뱉기’

김기목 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7/10 [09:30]

요즘 야당이 맞은 현실, 그 중에서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사정을 생각하다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잘 알고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시조(時調) 내용에 관한 것이다. 재미가 있는 사설시조를 이야기하다가 대천 바다 한 가운데서 표류하고 있는 배와 선장의 마음이 담겨진 시조를 듣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내용을 현대풀이 말로 적어본다.


당 수습 대안 찾기 나섰지만 갈등커지는 자유한국당
계파 없는 당내 화합 이룬 후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 안상수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김상문 기자>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산에 매에게 쫓기는 까투리의 마음과, 넓은 바다 한 가운데 일천 석 실은 배에 노도 잃고 닻도 잃고 용총줄도 끊어지고 돛대도 꺾이고 키도 빠지고 바람불어 물결치고 안개 뒤섞여 잦아진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 남았는데 사면이 검어 어둑하고 천지 적막 사나운 파도치는데 해적만난 선장의 마음과, 엊그제 임 여읜 내 마음이야 어디다 견주어보리오’
 
우왕좌왕 자유한국당


시조의 초장과 중장에 담겨진 사건이 극한적 상황인데다가 종장의 사연이 만들어내는 것은  한 마디로 절망적 슬픔이 묘사돼 있다. 여기에서 필자는 이 시조 전체에 흐르는 내용과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해 좌왕우왕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선거참패로 인해 여당을 견제하고 쫓는 신세에서 쫓기는 신세가 됐고, 바다 한가운데 ‘한국당’호가 떠 있긴 하지만 배 선장 사퇴 후 임시 선장이 키를 잡았지만 노도 잃고 닻도 없는 상태에서 갈 방향조차 모르고 헤매는 판이다. 그에 더해 지금까지 지탱해주던 민심마저 떠나가 사랑하는 임을 여읜 거나 다름없으니 앞길이 깜깜할 것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그에 맞춰 빠른 시간 내에 재정비해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가야 할 텐데도 친박이니 비박이니 계파를 따지면서 누워서 침 뱉기하며 밥그릇싸움이 여전하니 제1야당의 모습은 말이 아니다. 


한국당은 거듭 태어나야 한다. 지방선거이후 보름동안 3차례 의원총회를 가지면서 당 수습 등 대안 찾기에 나섰지만 그 때마다 계파 갈등과 책임 공방으로 시간을 보냈다. 세 번째로 열린 28일 의원총회에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하려 했지만 순조롭게 매듭짓지 못하고 바른정당 출신의 복당파와 친박계 중심의 잔류파가 정면충돌하는 일이 발생됐다. 이 와중에서 김성태 권한대행의 2선후퇴 주장과 심지어 김무성 전 대표의 사퇴 요구까지 겹쳐졌으며 일부 의원들은 “이럴 바에 차라리 분당하자”는 말까지 나왔으니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그렇지만 지금 국회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가 않다, 무엇보다 후반기 원 구성이 당면과제다. 한국당에서는 여당과 함께 원 구성을 위한 논의에 나섰지만 당 정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사분란하게 진두지휘할 지도부가 사실상 없는 것이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책임을 맡은 안상수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선출돼 있기는 하나, 복잡한 당내 사정으로 혁신비대위원장을 영입하지 못한 채 몇몇 후보군만 소문을 타는데 빠른 시기내에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원들이 갖춰지고 그들에 의해 한국당이 일사분란하게 재건돼 움직여야 한다.


안 준비위원장은 한국당의 분골쇄신을 위해서 “(비대위원장에게 필요한) 성향·경력·능력·경륜에 대해 논의하고 거기에 걸맞다고 생각하는 인재 풀로 많이 모실 것”라 이야기 하면서도 신중 모드다. 앞서 비유했던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되고 있는 배의 신세와 같은 한국당을 구하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비대위원장이 당내외는 물론 국민의 신임을 받는 분이라야 하는데 과연 그런 능력있고 시대적 사명에 소명 있는 분을 영입할 수 있을까가 문제인 것이다.


항간에는 몇몇 후보군들이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김황식 전 총리,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등이다. 후보군들이 지금까지 정치에서 보여준 능력은 그간 후보자들의 활동을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친박, 비박간 갈등의 골이 많이 패인 한국당 상황에서는 당내 화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또 경제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 공격 고리를 조일 수 있는 경제전문가를 영입하는 게 현실적 난관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본다.


그런 맥락과 예측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나 김병준 명예교수가 제격이라는 평하고 있는바, 필자도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한국당에서 뼈를 깎는다는 각오로 그런 혁신 방향으로 일관되게 나가야 하고, 두 김 비대위원장 후보가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한국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파고들어 환골탈태시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보수 깃발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범 보수 세력과의 결집에도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게 보수 지지층들의 하나같은 기대인 것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촉박하다. 더 이상 지체하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면 국민은 등을 돌리고  정당지지도는 더 떨어질 것이다. 한국당을 재건할 혁신비대위 구성이 지연되고 친박, 비박으로 당내 갈등이 높아지는 사이에 정당지지도에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최근의 정당지지도를 보면, 의석 6석의 정의당이 한국당 뒤를 1%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여론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6월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한국당은 전주 대비 1% 포인트(P) 떨어진 10%를 보였고, 정의당이 2% p 상승한 9%를 기록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자칫하면 제1야당이 정당지지도에서 3위로 밀려날 어려운 상황을  만난 만큼 자체 생존을 위해서라도 한국당의 혁신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입장에 다다랗다고 할 것이다.

 

▲ 친박 비박 갈등은 자유한국당의 해묵은 갈등이다. 사진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극렬한 친박-비박 간 갈등을 벌인 김무성-서청원 의원. <김상문 기자>

 

보수 개혁 물거품?


한국당에서는 당 체질을 개혁해 정책정당과 민생보수로 탈바꿈하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정을 견제하는 등 대여 공략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우선적인 것은 혁신비대위를 조속 가동해 당내를 완전히 혁신하고 친박, 비박 계파가 없는 당내 화합을 이룬 다음에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순서라 하겠다. 그런 다음에 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국가의 이익과 국민 편익을 위해 나서는 한국당의 면모를 꿋꿋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이것은 비단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뿐만 아니라 건전한 제1야당의 재건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일건데, 국민을 위한 ‘제1야당으로 태어나기’가 그리도 어려운 일일까?

 

kgb111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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