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 얼굴 공개와 언론의 상업적 보도...이대로 괜찮을까?

“안산 토막살인 서른살 조성호,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6/05/10 [11:13]

흉악범 얼굴 공개와 언론의 상업적 보도...이대로 괜찮을까?

“안산 토막살인 서른살 조성호,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6/05/10 [11:13]

 

“안산 토막살인 서른살 조성호, 이렇게 생겼습니다”

    

지난 7일자 <조선일보> 페이스북에 조씨의 사진과 함께 게재된 글의 제목이다. 9일자에는 ‘옆집 총각 같은데...악마였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사진이 또 다시 실렸다.

    

이는 조선일보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동아일보>는 “게임기획 전문가를 꿈꾼 평범한 청년에게 대체 무슨 일이…”라며 조씨의 사진을 게재했다. <연합뉴스> 역시 조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두했을 당시 얼굴을 공개하면서 ‘멀쩡해서 더 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같이 사건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되면서 언론은 ‘멀쩡한 외모’, ‘연예인 000와 000를 닮아...’등 조씨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 9일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안산 토막살인사건 조씨 기사.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른바 ‘흉악범’에 대한 얼굴을 공개는 2004년 22명을 숨지게 한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부터 2009년 경기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강호순, 2010년 3월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의 김길태를 거쳐 안산 토막 살인 조성호까지 논란을 낳고 있다.

    

법은 ‘흉악범 얼굴 공개’은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인 경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때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

    

하지만 이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앞서 헌법이 우선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즉 형사사건의 피고인은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범죄 혐의자가 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본권’이 무시당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

 

실제 지난 2012년 9월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 당시 조선일보는 피의자가 아닌 다른 인물의 사진을 게재해 ‘성폭행범’으로 보도한 바 있다. 더욱이 지난 2006년 제주도 방화-살인 용의자였던 김씨는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이미 그의 신상은 경찰의 입과 언론의 손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박상현 리틀베이클라우드 이사는 <미디어오늘>의 기고글에서 “도주 중인 용의자도 아니고 체포된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게 수사→재판→처벌의 과정 어디에서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법이 정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짓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형평성의 문제도 있다. 즉 잔혹한 범죄를 받아들이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식을 죽인 부모들이 가장 흉악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얼굴도 공개하라”고 주장한다. 논란이 일자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제시할 것”이라면서 “특강법에 열거된 죄 종에 해당돼도 다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 잔인하고 반인륜적이어서 국민의 알 권리에 부합하는 흉악한 살인이나 강간사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범죄 예방에 대한 효과도 의문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강호순, 유영철, 김길태 등의 얼굴이 공개 됐지만 범죄를 예방하는 데 어느정도 역할이 됐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피의자의 무분별한 신상공개는 경찰의 사건 해결 자축과 언론의 상업성이 결합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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